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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10.09 깊이 따위는 없어도 되는 진실성, "더 레이크스"(The Rakes)

잠시 잡설을 해보자면 : 비 소식이 연이은 가운데, 오늘 저녁에 비가 내릴까 안 내릴까 조마조마한 저녁입니다. 저는 비 내리는 날이 좋습니다. 특히 이런 추워지는 저녁에 밤비가 내릴 때 정말 좋아합니다. 꽤 오래 내려줬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오히려 비가 내리면 신나는 기분이 드는 것 같습니다. 밤이라 거리가 텅텅 비었는데, 비까지 내리면 아무도 없이 음악 듣기 좋은 기분이 되고는 하는 것 같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데 거리에서 다른 목소리가 안 들리니깐 그래서도 좋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영국을 좋아하는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거기엔 비가 정말 잘 내린다고 들었습니다. 마음으로. 마음만으로, 춥고 매일 비가 부슬부슬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의 기념으로, 그런 기념으로, 오늘은 영국의 신나는 인디 락 밴드, “더 레이크스”(The Rakes)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 신난 노래에도 불구하고, 신남에 비해 우리나라에 굉장히 못 알려진 밴드입니다. 그리고 오아시스나 뮤즈 같은, 브릿팝을 좋아한다고 하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입에서 그 이름을 떼질 못하는 소위 메이저 밴드에 비교하면, 정말이지 영국에서 인지도도 굉장히 낮은 편입니다. 하지만 우선 한곡 들으시면, 제가 왜 이 밴드를 추천하는지 알 수 있으실 겁니다.


 


 

더 레이크스는 2003년 런던에서 결성되었다고 합니다. 멤버는 알란 도노호(Alan Donohoe), 제이미 혼스미스(Jamie Hornsmith, 베이스), 라세 피터슨(Lasse Petersen, 드럼), 매튜 스윈너튼(Matthew Swinnerton, 기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들의 장르는 흔히 포스트 펑크로 분류될 수 있는데, 그렇게 장르로 분류되어 설명되고 이해될 필요도 없이, 이미 이들의 곡들은 비교적 쉬운 곡의 구성과 반복에서 듣는 사람들의 편안한 흥을 이끌어냅니다. 2005년 발표된 그들의 첫 번 째 앨범인 Capture/Release부터 호평을 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UK 앨범 차트 32위로 데뷔했다고 합니다.

 

정말 이 밴드는 보컬부터 연주를 맡은 멤버들까지 너무나 특이합니다. 특히 보컬의 목소리는 그 어떤 기교도 없고, 목소리의 특색도 없는, 정말이지 평범한 목소리로 나직이 부르면서도 스스로 흥을 못 견디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밴드 스스로도 영향받은 밴드에 펄프를 꼽고 있고, 보컬의 노래가 흔히 밴드 펄프(Pulp)의 보컬인 자비스 코커(Jarvis Cocker)에 비교되기도 하는데요, 오히려 그 보다 더 담백하고 더 기교가 없어 보일 정도니, 그 어수룩한데서 오는 매력이 장난이 아닌 것 같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기교가 없으면서도 흥을 스스로 못 견디는데서 듣는 사람까지 흥이 배가되는 것 같습니다. 거기에 기타나 베이스의 훌륭한 실력이면서도 장난스러운 기교가 그 보컬의 목소리와 굉장히 잘 어울립니다. 어디서 보컬이 물리학도 출신이라는 말을 들었는데요, 정말이지 영화에서 보는 천재들에게 보이는 세상은 오히려 순박한 세상인 것처럼, 목소리든 표정이든 이 보컬에겐 이 세상에 그 어떤 심각한 일도 없는 것만 같습니다. 이른 바 그 어떤 문화적 깊이 없음의 매력이 뿜뿜대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제가 꼽은 베스트가 나옵니다.





밴드 멤버들 모두가 정말 친한 친구처럼 보여서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음악에 진실성이 있어 제가 그것들을 매우 좋아한다면, 그들의 흥은 이런 우정의 신남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장르가 어떻고, 깊이가 어떻고, 그런 것들이 이런 음악 앞에 필요가 있을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 건 듣는 사람들이 고이고 고여버려서 누구한테들 알아들을 수 업는 꼰대짓같은 것이나 할 때 생기는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개러지가 어쩌고, 팝펑크가 어쩌고, 디스코 뭐시기. 한 때는 대중음악으로 우리 곁에 단지 신나고 진실되었던 것들이 역사를 지나니, 결국 장르 놀이에 분류되는 식으로 사용되어서는, 그 어떤 장르도 아닌 것 같은 음악에 깊이가 없다고 떠드는 사람들의 입에나 오르내리며 이용당하고 있다니 슬픕니다. 이것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깊이도 없습니다. 하지만 부르고 들으니 신나고 저는 단지 그것으로 이미 넘칠 정도로 족하다고 생각됩니다. 도대체 아무리 생각해도, 락은 클래식이나 듣는 사람들이 할만한 짓거리에 놀아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펑크가 이래야된다'는 생각부터 펑크가 아닌 것이라 생각하고, 개러지가 언제부터 장르적 기준으로 제시되어야 하는 개념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음악의 진실함으로 장르놀이를 하는 사람들을 놀려줄 밴드, "The Rakes"의 소개였습니다.


2009년, 그들의 세번째이자, 지금까지 마지막으로 발표한 앨범인 "Klang"과 함께,

더 레이크스가 발표한 앨범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Capture/Release(2005)

Ten New Massages(2007)

Klang(2009)

Posted by Joshua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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