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과 옛날 사이에서 억울하게 폄하되는 게임'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9.05.06 폴아웃 시리즈의 훌륭한 계승작, "폴아웃4" 솔직한 리뷰 2

 

오늘은 (폴아웃76을 제외한) 폴아웃 시리즈 가장 최근 작품, 폴아웃4에 대해 리뷰하겠습니다. 굳이 서두에서부터 폴아웃76을 제외하고 싶은 이유는 제가 생각하는 폴아웃 시리즈가 지켜왔던 핵심때문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1에서부터 4에 이르기까지 폴아웃 시리즈를 정의하는 그 묘미는, 세계에 홀로 남아 방랑하는 느낌과 거기에서 맞닥뜨리는 세력들의 다툼과 NPC들의 무수한 사연들, 그리고 거기에서 문제에 한 가운데에 뛰어든 주인공이 내리는 판단과 선택의 고충들을 즐기는데 있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퀘스트의 연속이나 MMO처럼 만든다면, 그건 이미 이 시리즈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놓치게 되는 것은 아닐까요?

 

그런면에서 폴아웃은 솔로 롤플레잉 게임이 지니고 있는 장르적 특색을 잘 살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바로 그 장르에서 자신의 시리즈적 특색을 유지해나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장르적 적합성과 함께 제가 생각하는 폴아웃을 정의하는 핵심은 그 '넓은 세계에서 해결사가 느끼는 고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나온지 벌써 4년이 되어가는 게임 폴아웃4는 바로 이러한 폴아웃 시리즈의 키워드를 잘 지켜내주기에 분명 시리즈를 잘 계승하고 있는 게임으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 단점은 있겠지만요. 그럼 이제부터 제가 폴아웃4를 하면서 느낀 소감에 대해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항상 제 리뷰에는 스포가 없으니 안심하고 읽으셔도 됩니다.

 

 

-전체화면으로 보시길 권장합니다.

 

 

그래픽

 

우선 폴아웃4는 뉴베가스 이후에 그래픽의 발전을 보여줍니다. 물론 요즘 나오는 트리플A게임들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사실 저는 롤플레잉 게임에 있어서 그래픽을 그다지 중요시하지 않는 까닭도 있지만), 폴아웃4의 세밀한 묘사들은 오히려 제 눈을 즐겁게 해줄 정도로 충분했습니다. 뉴베가스는 폴아웃3와 거의 동일한 시스템과 그래픽을 가지고 있고, 그렇게 생각해본다면 폴아웃3이후 고작 6년 남짓한 시간동안 이 정도면 전작에 비해 굉장한 발전이라고 인정해주고 싶습니다.

 

특히나 업그레이드된 파워아머의 그래픽과 건물들의 디자인들은 굉장히 멋지기 때문에 일일이 구경하러 다니는 재미도 굉장히 많습니다. 그것의 사실성보다는 세밀한 디자인들에 굉장히 눈이 즐겁다고 할까요? 이 게임보다 더 좋은 그래픽이 추구하는 사실성이 그렇게 중요하다면 거의 영화와 같은 그래픽일텐데, 그런 그래픽은 저는 오히려 게임이 지니고 있는 특색과 어울리지 않다고도 생각됩니다. 아주 사소한 예부터 들어, 우선 핍보이를 키는 순간 게임이 정지되는 것부터, 무기를 바꿔 드는데 아무 시간도 걸리지 않는등의 여러 게임적 허용들, 시스템들이 이미 게임만의 그래픽과 잘 대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픽은 사실적인데, 여러 게임적 허용들은 분명 현실보다 더 단순화되어야 하는 것이 맞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굉장히 단색톤의 폴아웃4의 그래픽은 간결하면서도 한번에 파악하기 쉬운 시각정보들을 담고 있다고 해석해야하는 것이 맞습니다.

 

심지어 베데스다의 게임들은 모드를 이용하여, 게임을 어느정도 사용자의 입맛에 맞게 바꿀 수 있기 때문에, 그래픽을 업그레이드 시켜서 할 수 있다는 것도 분명 언급할만한 사실입니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은, 오히려 스카이림과 함께 폴아웃4가 베데스다 게임 중에서 그래픽이 굉장히 뛰어나기 때문에 가장 모드를 사용하기 좋은 환경이라는 말씀도 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제가 이렇게 그래픽에 대해서 여러 말을 하는 것보다, 이미 위에 있는 오피셜 트레일러에서 그래픽을 확인하실 수 있기도 하답니다. 실제 인게임에서도 옵션을 맞추신다면 저 정도 그래픽을 보실 수 있습니다.

 

 

새로운 컨텐츠 : 1.하우징과 무기개조

 

베데스다는 무엇보다 진짜로 하나의 세계를 창조하고, 플레이어들이 진짜 그 세계내에 살고있다는 느낌을 받게 하는 게임을 자주 개발하는데요. 이 게임은 그러한 베데스다의 특색을 굉장히 많이 발전시키고자 하는 컨텐츠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 방향에서 폴아웃4에서 새롭게 추가된 컨텐츠는 나열하면 끝도 없지만, 제가 우선 중요하게 생각하는 두가지에 대해서 써보고자 합니다.

 

특히나 하우징은 이 게임을 언급할 때 결코 빠질 수 없는 요소입니다. 플레이어들은 탐험을 하면서 모은 아이템을 가지고 분해하여, 그것으로 집을 짓고, 거리를 꾸미며, 지역을 지켜주는 포탑까지 만들 수 있습니다. 하우징이라기 보다는 마을 하나를 통째로 꾸밀 수 있다고 표현하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물론 하우징만을 주축으로 하는 여타의 게임보다는 부족할 수도 있겠지만, 사람이 살기 너무나 어려운 폴아웃의 척박한 세계에서, 플레이어는 직접 자기 손으로 하나씩 노력하여 살기좋고 안정된 마을을 세우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들 수 있는 오브젝트의 한계를 정해놓았기 때문에, 단순히 바닐라(모드를 깔지 않은 순정 게임 상태)에서는 이 하우징에서 한계를 많이 느낄 수도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반대로 하면, 모드를 까는 순간 이 하우징만을 주 컨텐츠로 삼을 정도로 굉장히 재밌는 요소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편, 이 하우징을 싫어하고 기존의 폴아웃이 지니고 있는 요소들만을 좋아하셨던 분은 굉장히 귀찮게 느껴지실 수도 있습니다. 하우징이 단순히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선택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무기를 만들고 물자를 보급하는 역할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면에서 필요한 최소한도만 짓고, 플레이를 지속하실 수도 있습니다.

 

기존 폴아웃 시리즈에서는 무수한 고철과 같은 잡템들이 단지 무시할 것들이었다면, 폴아웃4에서는 특히나 이 하우징덕분에 재료까지 모으는 재미가 있습니다. 파밍하는 재미라고 할까요? 이 재미가 맵을 돌아다니고, 퀘스트를 깨가는 과정에서 함께 해서, 게임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가 더해졌습니다.

 

그리고 폴아웃4에서는 유니크 아이템들도 전편들보다 굉장히 많지만, 이 잡템들을 모아 작업대에서 무기들을 파츠별로 업그레이드할 수도 있습니다. 꼭 핵앤슬래쉬 게임을 하는 것처럼 파밍과 선택의 재미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굳이 이야기를 더 드리자면, 하우징을 위주로 하는 게임과 파밍과 업그레이드를 위주로 하는 게임보다 분명 그 선택의 폭이 낮은 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베데스다식 오픈월드에서 그 두가지 컨텐츠를 모두 즐긴다는 면에서, 오히려 비교하면서 낮게 평가할 사항이 아니라, 더해져서 재밌는 요소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이런 넓은 세계에서 마을을 짓고, 무기를 개조하는 게임은 굉장히 드물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컨텐츠 : 2.미닛맨 퀘스트

 

그리고 폴아웃4에는 기존 시리즈에서 볼 수 없는 반복 퀘스트가 존재합니다. 위에 말씀드린 하우징을 바로 미닛맨의 거점 마을들에서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닛맨은 폴아웃4의 한 세력으로서, 게임의 배경이 되는 커먼웰스 지역의 일반인들을 지키기 위한 자경대입니다. 여기까지 들으시면 굉장히 정의롭고 선한 세력으로 비춰질 수 있는데요.

 

문제는 이 미닛맨 퀘스트가 무한 반복된다는 것에 있습니다. 퀘스트는 마을을 침공하는 적대 세력을 막거나, 납치된 사람을 구하거나 등으로 이루어져있는데, 처음 할 때는 재미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언뜻 여기까지 읽으시면 '그냥 다른 거 할 것도 많다는데 안 하면 되지, 무한반복이 무슨 문제냐' 싶기도 하실 겁니다.

 

하지만 이 무한반복 퀘스트는 강제로 부여됩니다. 베데스다에서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마을이 침략을 받는데 그것을 막지 않으면 기껏 발전시켰던 마을의 시설물들이 끊임없이 파괴되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물론 침략과 척박한 생활은 끝이 없는 것이기에, 현실적이기 위해서 그랬다고 이해는 해볼 수 있습니다.

 

폴아웃4를 하면 한번씩 보면서 이를 갈게 된다는 미닛맨 퀘스트를 주는 NPC, 프레스턴 가비입니다.

무한반복을 강제한다는 것도 플레이어를 질리게 하는 사실이지만, 한편 다른 퀘스트를 하는 도중에도 끊임없이 침략을 막으라는 퀘스트가 뜨기 때문에 중간에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심지어 이 프레스턴 가비는 메인퀘를 따라가다보면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는데 그때부터 퀘스트를 완료할 때마다 퀘스트를 계속 줍니다.

 

물론 퀘스트를 해결할 때마다 굉장한 인정과 명예가(?) 돌아오지만, 실상 가비의 노예가 된 기분까지 들게 됩니다. 심지어 이 미닛맨 퀘스트의 반복을 해결해주는 모드가 굉장히 인기있을 정도니, 어느 정도일지 감이 오실겁니다. 이 이야기는, 모드를 깔면 이 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 라고도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다.

 

(물론 게임도 훌륭하긴 하지만, 이런 몇가지 결점때문에 베데스다 게임들의 최대 장점은, 유저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게임을 바꿀 수 있는 모드개발과 커뮤니티가 굉장히 활성화되어있다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스토리

 

폴아웃4의 스토리는 굉장히 비판을 많이 받습니다. 특히나 메인퀘스트의 주요 목적을 서브퀘스트와 방대한 월드 컨텐츠 때문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것이 주로 지적받는 사항입니다. 정작 베데스다가 만들어놓은 거대한 세계와 서브 퀘스트, 위에서 언급한 하우징에 파밍, 그리고 가비의 노예짓(?)까지 하다보면, 정작 메인퀘스트에 몰입되지 않는다는 것인데요.

 

이 부분에서는 그냥 다 제쳐두고 메인퀘스트를 먼저 보셔도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폴아웃4에서는 엔딩을 보더라도 게임이 끝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엔딩 이후가 진정한 컨텐츠의 시작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 신경 안 쓰시고, 하우징, 미닛맨 퀘스트를 하다가 나중에 몰입해서 메인퀘를 끝내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선택은 플레이어에게 주어져있어서 이 부분은 그리 큰 단점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주관적이긴 하지만, 스토리의 질도 꽤 좋은 편입니다. 뉴베가스와 같은 스토리와 설정 명작을 비교대상으로 두면, 점수는 깎이겠지만, 다른 여타의 RPG들과 비교해봤을 때 오히려 그 퀄리티는 굉장히 높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다분히 퀘스트가 짧고, 세력 퀘스트와의 호응 때문에 아주 약간의 억지 설정과 급전개, 그에 따르는 점프되는 개연성들이 보이지만, 저는 이 정도면 훌륭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특히나 서브 퀘스트와 함께 지역들을 탐험하면서 맞닥뜨리게 되는 NPC들의 온갖 사연들은, 전작들에 비해 그 양과 질에서 굉장히 발전했습니다. 동료들 또한 모두 각자 나름의 사연들과 퀘스트가 꽤 양이 되었으며, 지역들을 탐험할 때 오히려 뉴베가스 이상으로 즐길 컨텐츠가 많았습니다. 물론 나날이 발전하는 게임 시장에서 옛날 게임에 비교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지만, 이 둘이 추구하는 방향성은 사뭇 다릅니다.

 

물론 이 두게임 모두 훌륭하게 양자 모두를 성취하고 있지만, 뉴베가스나 여타 옛날의 롤플레잉이 퀘스트에서 오는 몰입을 중요시했다면, 폴아웃4에서는 세계를 탐험하는 것과 새로 맞닥뜨리는 여러 사연들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 같이 느껴집니다. 폴아웃4는 정말 모든 건물마다 사연들이 서려있고, 인게임내에서 읽을 것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DLC들

 

파 하버, 누카 월드와 같은 폴아웃4의 DLC 또한 굉장히 우수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3D로 만들어진 전작들, 폴아웃3나 뉴베가스에서는 DLC가 하나의 어드벤처 게임들이었다면, 폴아웃4는 DLC마다 새로운 지역과 세계를 제공합니다. 이부분은 추후 폴아웃3, 뉴베가스 리뷰를 할 때 다루면 좋을텐데요.

 

우선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전자의 두개 작품은 게임과 독립되어 간략한 FPS 어드벤쳐게임들을 제공합니다. 그러한 이유에서 동료들과 아이템들도 다 두고 완전히 새로운 DLC지역에 진입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폴아웃4의 DLC들은 아이템과 동료들을 그대로 유지한 채로 새로운 지역에서 탐험을 지속합니다.

 

그렇기에 폴아웃4의 DLC 지역도 전편들의 DLC에서 제공했던 것보다 굉장히 넓고, NPC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면에서 성의들인 DLC들보다도 더욱 더 성의있게 만든 DLC들이란 생각이 많이 듭니다. 한편 한편 할 때마다 더 꼼꼼하게 컨텐츠들을 즐기고 싶을 정도로, 잘 만들었습니다.

 

물론 이 자체로 DLC의 장점이 될 수는 없겠지만, 이것은 폴아웃4가 추구하는 방향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폴아웃4 DLC에서 중요한 것은 독립된 퀘스트들의 추가가 아니라, 세계의 확장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점은 베데스다의 개발 방향을 굉장히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세계의 확장에서, 로봇 동료를 직접 만들 수 있는 dlc 오토매트론이 보여주고 있는 것도 양적인 확장이 아닌, 질적인 확장을 잘 해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베데스다의 게임, 폴아웃4

 

롤플레잉이 하나의 새로운 세계에서 역할 수행극이란 관점에서 본다면, 베데스다는 이 '새로운 세계'에 굉장히 큰 중심축을 두고 있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RPG를 만드는데 있어서 퀘스트로 제시되는 새로운 사건들을 중요시하는 방향이 있는 한편에, 이 새로운 세계가 그 자체로 줄 수 있는 체험에 굉장히 강조점을 주고 있다고 할까요.

 

그러한 면에서, 베데스다의 게임은 특히나 건물들의 디자인들과 장식품에 이르기까지 세세하게 신경쓴 부분들이 굉장히 눈에 많이 보입니다. 정말로 누군가가 일일이 벽돌을 쌓아서 올린듯이 느껴질 정도고, 방금 누군가가 머무른 자리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면에서 '현실성'보다는 게임의 세계가 추구할 수 있는 지점을 굉장히 잘 개척해나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인물들은 각자 사연을 지니면서도 서로 얽혀있고, 그것들이 현실보다 더 파악하기 쉬운 형태로 더욱 간결하게 플레이어들에게 제공되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그래픽의 현실성만이 아닌, 사건들의 현실성까지 어느정도 게임의 기준으로 재단할 필요가 있다고 해야할 것 같습니다. 유저들에게 진짜 현실을 준다면 그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고, 실상 컨텐츠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시뮬레이션 게임이 되어버릴테니깐요.

 

그리고 그 벽돌을 쌓듯이, 오브젝트들을 구성하듯이, 베데스다의 게임은 사건들에 있어서도 하나의 세계를 얽히고 설키게 만들어서 아주 잘 구축하고 있습니다. 베데스다는 폴아웃의 세계를 아주 잘 재단하고 잘 꾸며놓고 있고 폴아웃4는 그 방향에서 굉장히 잘 만들어진 완성품입니다. 그게 당장 단편적으로 드러나는 퀘스트에는 드러나지 않지만요. 반쯤은 우스갯소리고 반쯤은 진담이지만 RPG 작가의 전설인 '크리스 아발론'(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라는 희대의 명작을 만든 천재입니다.)이 집필에 참여한 뉴베가스와 비교하지 않는다면 이 게임은 스토리도 굉장히 훌륭한 쪽에 있습니다.

 

훌륭한 퀘스트라인, 그리고 선택과 판단이라는 정통 RPG로서의 폴아웃이 있다면, 베데스다 식의 폴아웃은 폴아웃 자체가 지니고 있는 핵심 요소와 굉장한 시너지를 냅니다. 바로 제가 서두에서 말씀드린, "모든 것이 다 황폐해진 세계에서 홀로 걷는 해결사로서의 체험"을 굉장히 잘 제공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점이 폴아웃이라는 시리즈를 베데스다에서 이어가더라도 세계적인 성공작이 될 수 있었던 배경이 되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처음부터 굉장히 찰떡궁합이 잘 맞는 조합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바로 그러한 의미에서 폴아웃4는, 폴아웃 시리즈를 재해석하고 발전시켜왔던 베데스다가 가장 최근에 만들어낸 훌륭한 계승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이제는 폴아웃하면 베데스다식 오픈월드부터 떠올리게 될 정도입니다.

 

 

결론

 

이 게임의 컨텐츠는 실상 한명이 하나의 글로 모두 설명하기엔 굉장히 벅찰 정도로 엄청나게 많습니다. 전작에서 추가된 요소는 써보면 끝도 없을 정도입니다. 그렇기에 직접 게임을 즐기시게 된다면, 분명 그 많은 컨텐츠들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계속 새롭게 알아가고 새롭게 선택하는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글을 마치며, 뒤늦게 폴아웃4를 접하고 이미 많은 리뷰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저만의 리뷰를 작성하는 가운데 제가 이 글을 통해서 하고 싶었던 말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되는 것 같습니다.

 

1.제가 생각하는 폴아웃 시리즈의 핵심은 "황폐한 세계에서의 고독함"이며,

2.베데스다식 오픈월드는 그것을 굉장히 잘 구현하고 있으며 이 둘은 굉장한 시너지를 낸다.

3.폴아웃4는 폴아웃 시리즈의 발전에 대한 베데스다의 고민과 성의가 굉장히 잘 반영된 작품이다.

(4.하지만 프레스턴 가비와 미닛맨 퀘스트는 정말 심했다...)

 

그렇기에,

 

1.오픈월드에서 여타의 작품을 앞서가는 자유도를 좋아하시는 분들,

2.한 게임에서 하나의 인생을 사는 것만큼 여러 컨텐츠들을 좋아하시는 분들,

3.폴아웃 특유의 고독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즐기실 수 있는 분들

또한, 베데스다의 다른 작품을 해보시고 베데스다의 고민과 발전을 느껴보고 싶으신 분들은 이 게임을 해보시길 적극 추천합니다.

 

폴아웃4는 흔히 전작들과 비교하여 폄하되는 것과는 별도로 정말 잘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폴아웃 자체가 오래된 시리즈이다보니 고전의 향수라는 함정들에서, 비교만 당하다 원래 자신이 받아야 했던 칭찬을 다 못 받은 게임이라고 할까요...동시에 사실적인 그래픽만 추구하며 게임성이라곤 부족한 요즘 게임과도 비교당하면서 또 폄하됩니다. 저는 이런 가운데 폴아웃4가 지니고 있는 그 탁월함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덧붙여 FPS게임이지만, V.A.T.S와 같은 유명한 시스템과 더불어 단순히 싸우기만 하는 것보다는, 자신의 방향을 정하고 세계를 탐험하는 게임에 가까우니깐요. 단순히 클리어가 목표처럼 제시되었던 여타 게임의 고단함은 잊어버리고, 단지 이 세계에 흠뻑 잠겨보시는 것도 굉장히 좋은 경험일거라고 봅니다.

 

긴 글,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osted by Joshua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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