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에 나온 게임이면 그렇게 오래됐나?" 싶기도 한데, 벌써 2018년 겨울이군요. 오늘은 벌써 날씨가 마이너스로 떨어졌다고 합니다. 이렇게 스산할 때는 뭔가 따뜻한 것을 찾고 싶기도 합니다...뭔가 따뜻하고 진한 무언가를요.


아직 20대인 제가, 이렇게 옛날에 나온 게임을 찾게 되다니 조금은 저 스스로도 묘한 기분에 사로잡히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그냥 옛날 게임이니깐 더 고전처럼 보이는 것 뿐이다라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정작 저는 요즘 유행들에 잘 공감하지 못하겠습니다.


그렇게 인생게임을 만들어주는 회사라고 칭송하던 블리자드는 우리의 뒤통수를 후리듯이 중국에 하청을 줘서 디아블로 이모탈을 만들고, 폰게임 아니면 돈만 되는 게임들만 무수하게 나오는 이 시대 배후엔, 게임에 대해서 아직도 더 편하게, 더 재밌게만 외치는 우리의 자세도 한몫하고 있을 겁니다.


pc게임이든 콘솔 게임이든 온갖 그래픽좋은 게임들과 영화같은 트리플 A게임들의 홍수 속에서, 저는 뭔가 가슴속으로 찐하게 남을만한 그런 명작이 하고 싶어지는 허덕임에 놓여있었습니다. MOBA 게임같이 더 이상 영혼없이, 눈과 손만 즐거워지고, 서로 죽이고 죽임 당하기만 하는 가운데 쾌감을 느낀다면서 빈 껍데기같은 게임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2018년 11월 말, 시대가 역행하는 것도 아닌데, 찐한 감동을 갈구하며 혼자 찾아서 해보게 된 게임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에 대해 리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이 게임을 하면서 너무나 감동을 받았고, 오히려 요즘 게임이나 요즘 시대의 흐름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해보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스포는 당연히 없습니다.^^)




1.텍스트가 많아서?


이미 많은 분들이 검색해보셔서 아실지도 모르지만, 토먼트에서는 텍스트가 게임의 주를 이룹니다. 이 게임에 사용된 단어만 80만 단어 이상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사실상 많은 사람들이 옛날 고전게임으로 치부하면서, 미연시같은 것도 아니면서 글이나 읽는 그런 게임을 할 바에 소설이나 읽겠다고 말씀하시는데, (과연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소설이나 읽을까 의심스럽기도 하지만)


그 생각 뒤엔 실상 게임에서는 전투나 시뮬레이션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는 편견이 깔려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총을 쏘든, 칼로 베든, 마법으로 짓이기든 누군가를 이기고 죽여야만 속이 시원하다는 그런 류의 편견이죠. 아니면 자동차나 비행기를 몰든가요.


하지만 저에게 게임은 하나의 "새로운 세계에 대한 몰입"이라는 경험을 주는 좋은 매체라고 생각합니다. 책도, 영화도, 연극도 보면서 극중에 몰입하게 되면 내가 꼭 그 세계 안에 들어가있다는 느낌을 주죠. 그리고 그만큼 그 내용에 감동도 많이 받게 됩니다.


그리고 분명 게임은 그런 매체들과 비교했을 때, 특히 몰입할 수 있는 세계를 더욱 잘 재현해준다고 생각합니다. 즉 그안에 하나의 세계안에 플레이어가 들어와있을 수 있게 해주죠. 왜냐하면 소설이나 영화 같은 것은 그 이야기의 객관적인 형성에 플레이어가 참여할 수 없지만, 게임은 선택지를 통해 그 스토리 자체를 형성해나가기 때문입니다.


그 세계를 구축해나가는데 필요한 방법이 그래픽의 향상일 수도 있을겁니다. 그래서 오늘날 그렇게 그래픽은 차고 넘치는데 세계관이나 스토리에선 한참이나 별볼일없는 게임들이 대홍수를 이루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픽 카드를 백만원 넘게 갈아치우면서도 게임 감상으로는 끊임없이 정작 컴퓨터 사양이 모자라서 렉 때문에 적들을 더 못 죽였다고 불평이나 해대는 플레이어들이 대다수이죠.


하지만 이런 말씀 들어보신 분들도 있을 겁니다. "최고의 그래픽카드는 상상이다." 사실 그래픽이든 글이든, 그 매체의 뛰어남이 무엇이든간에 플레이어가 더 몰입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게임 제작에 있어서는 더욱 선택해야되는 방향일 겁니다.


그리고 저는 여기서 텍스트가 실제 컴퓨터 그래픽보다 더 뛰어난 방법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그건 역시나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니까요. 하지만 적어도 게임이란 매체의 가능성을 오로지 그래픽을 통한 액션에 한정지을 수 없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습니다.


저도 평소에 글을 읽는 것을 영상이나 게임보다 힘들어하지만, 그렇다고 게임을 오로지 편의성과 말초적인 재미에만 초점을 맞추어 그 가능성을 축소시킬 필요도 없는 것입니다. 게임은 하나의 세계를 제시하고 그 세계 안에서 플레이어가 새로운 것을 경험하게 해줄 뿐입니다.


게임이라는 '그 경험에서 단지 말초적인 재미와 누군가를 짓밟는 쾌감이나 느끼고 싶은건가' 아니라면, '풍부한 세계관과 스토리에서 오는 진한 감동을 느끼고 싶은가'는 플레이어 선택의 몫입니다. 그리고 게임은 단지 각자의 의도에 맞춰 그래픽이 주가 되든 텍스트이 주가 되든 게임을 제작해나가는 겁니다.


단지 게임이 전자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비판받을 사항이 아니라요.




2.세계를 제한하지 않는 그래픽.


그런 면에서 이 게임,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는 저에게 아주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그래픽은 최소한의 묘사로, 텍스트에서 제시해주는 경험을 모두 제공하지 않습니다. 즉 이것은 얼마나 고퀄의 그래픽을 사용하는지의 문제가 아니라, 그래픽이 모든 전권을 지니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 게임은 그래픽이 텍스트로 할 수 있는 상상력을 한정짓지 않는 선에서, 그 분위기를 제시해주고, 클릭과 이동, 그리고 선택을 하는데 있어서 도움을 줄 뿐입니다. 물론 토먼트에도 액션은 있지만, 그것도 하나의 선택과 같은 기분이 듭니다.


즉, 여타 게임들처럼 적들을 보고 죽이는 것이 당연한 세계에서 끊임없이 살상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매때 왜 싸워야되는지에 대한 그 의미까지 갖고 있는 전투를 제공합니다. '내가 어떻게 그놈의 머리통을 산산히 부셔서 쾌감을 얻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슨 이유로 싸웠고 이 전투로 얻은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겁니다.


따라서 그래픽이나 조작법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니게 되는 겁니다. 다만 한대 치는 모션이 나올 때마다, 전투 메세지가 나올 때마다 플레이어는 그 이유들에 대해서 또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항상 염두에 둡니다. 전투는 추구할 것이 아니라 선택의 일부였고, 또한 누군가에게는 피하고 싶은 것이라는 것이 이 게임은 아주 잘 보여줍니다.


요즘 나오는 게임들을 보면, 거기에 그래픽으로 묘사된 세계만이 전부라고 제시합니다. 더 이상 상상하거나, 더 이상 그 세계관을 폭넓게 이해해볼 건덕지가 없습니다. 그냥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이니깐요. 하지만 토먼트에는 그런게 없습니다.


이 게임 안에는 각자 인물들의 사연과 감정들이 어느 정도 대화를 통해 묘사되지만, 그 대화를 듣고자 하는 것도 대화의 방향도 플레이어가 선택하게됩니다. 그리고 질문들의 답을 들으며 플레이어가 생각하는 것이 세계와 인물들을 구축해나갑니다. 그래서 어찌보면 그런 그래픽을 만드는 것이 더 힘들지도 모르겠습니다.




3.너무나 철학적이고 방대하다?


이 게임은 플레인스케이프라는 D&D의 세계관 중 하나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플레인스케이프는 기존 세계관의 확장판으로서 우주적인...아니 더 나아가 다원우주의 세계관을 설정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너무나 많이 사용되어 굉장히 식상할지도 모르는 세계관이지만...당시로는 선구자격이었던 겁니다.


그래서 혹자는 이 게임을 이해하는데 그 넓은 세계관을 일일이 다 알아야되는 것이 아닌가? 굉장히 매니아를 위한 게임이 아닌가? 하는데, 실제 이 게임은 80만 단어에 육박하면서도 플레이 시간이 40~60시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제가 플레이한 분량에 대해서 제가 느낀 바로는 미드 시리즈 하나를 끝낸 기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저 또한 플레인스케이프 세계관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게임 안에서 대화문을 차분히 읽다보면 스토리 이해에 필요한 윤곽은 충분히 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세밀하게 세계관의 사건들을 알 필요없이 세계의 구조 정도만 알고 있고, 그 세계들에 일어나고있는 큰 일들은 무엇인가에 대해서만 안다면 스토리 이해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무엇보다 플레인스케이프의 기본적인 세계관, "믿음이 곧 세계를 구성한다"라는 말은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과 주인공 모두에게 의미있는 세계관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세계는 저에게 이해하는 만큼, 꿈꾸는 만큼, 바라는 만큼 열리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 게임은 결코 불친절하지 않습니다. 더 나아가 어떤 철학적으로 사색할만한 깊은 배경지식을 필요로 하지도 않습니다. 이 게임은 인간으로 살아가면서 스스로 가졌던 의문들에 대한 깊이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철학이라고 부르면서 깊다고 멀리할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우리가 가지고 있던 삶의 깊이를 보여주는 질문만을 합니다. 이 게임의 주된 질문이라고 알려져있는 질문, "무엇이 인간의 본성을 바꿀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은 그런 의미에서, 지식이나 사고력을 물어보는 질문이 아니라 마음으로 보여주는 질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사실 지금까지의 리뷰는 너무나 이 게임을 의도없이 까내리기만 하는 의견들에 대해 반항같은 것을 해보았습니다...정말 속상할 정도로 가슴으로 감동할 정도로 좋은 게임이 안 나오는 것 같은 시대에 넋두리였습니다.


그럼 이제 리뷰의 방향을 속상한 시대의 편견에 저항하는 것으로부터 조금 바꾸어보겠습니다.







4.이 세상에 의미없는 것은 없다.


굉장히 친절한 것을 넘어, 이 게임은 플레이어가 어떤 것을 선택하는가에 따라 모든 오브젝트와 '모든 이름이 있는' 인물들이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즉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대화를 하든 결코 무의미한 행동은 없습니다.


저는 이것보다 더 따뜻한 게임 방식을 알고있지 못합니다. 어떤 게임에선 전략이니, 효율성이니 하면서 내가 어떤 틀린 행동을 했고 어떻게 고쳐야 이기는지에 대해서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이 게임엔 그런 것이 없습니다.


"소위 말해서 공략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주인공은 '이름없는 자'로서 자신의 기억을 잃은 자입니다. 그는 시체안치소에서 시체들 사이에서 일어나죠. 하지만 그는 기억상실에 걸려있고, 옆에는 자신을 대장이라 부르는 해골하나가 둥둥 떠있을 뿐입니다. 그는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해서 알기위해 여행을 떠납니다.


그렇게 만나는 세계들과 그 안에 인물들이 보여주는 흔적들, 의미들 속에서 자신의 의미를 찾아가는 것이 이 게임의 주된 플레이 방식입니다. 그래서 이 게임은 굉장히 플레이어가 얼만큼 알고 싶어했는가? 에 따라 게임의 체험을 판이하게 달라지게 할 게임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이 게임을 난이도라는 기준으로 잰다면 굉장히 그 난이도는 낮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무엇을 하든 어떻게 하든, 알고 싶은만큼 이 게임의 세계를 여행했다면 충분히 엔딩을 볼 수 있게 시스템이 짜여 있으니깐요.




5.게임에 대한 추억은 곧 동료들과의 추억.


저는 굉장히 외로움을 많이 탑니다. 그래서 게임을 할 때도 멀티플레이 아니면 금세 지치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죽고 죽이는 블리자드 게임을 즐길 수밖엔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협동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같은 편인데도 자신이 누구때문에 졌고, 누가 자기때문에 이겼고 하는 서로 탓을 돌리는 행위들만 존재하죠. 거기엔 블리자드가 말하는 소위 "플레이어들이 만들어가는 스토리"라는 것이 전무합니다.


정말 실제친구가 아니라면, 블리자드 게임은 기본적으로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배경만을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게임을 하면서 진정한 동료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그것을 느끼며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엔 단지 둥둥 떠다니는 극혐의 그래픽이라고 생각했던 해골이, 나중가선 가슴이 뭉클해져서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버리고 싶지 않은 제 친구가 되어있었고, 처음엔 왜 나한테 욕을 하지? 라고 말하던 사람은 어느샌가 꼭 목숨을 바쳐서라도 구하고 싶은 동료가 되어있었습니다.


단순한 AI가 아니라, 그 동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니 그 기분들 선택들에 공감하게 되었고, 동정하고 동정받는 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 게임에서 얻는 경험들은 하시는 분들마다 다르시겠지만, 저는 무엇보다 이러한 동료들과의 추억을 얻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러면에서 이 게임은 두번으로 따뜻해집니다. 내 행동뿐만 아니라, 남의 행동들조차도 거기엔 모두 의미가 있고 아무리 이 세상에서 사람들한테 버려지는 쓰레기같이 취급받는 인물들이라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서 어떤 사연들, 마음들을 알 수 있게 됩니다. 진짜 너무 뭉클했습니다.




6.굉장히 퀄리티 높은 대사와 스토리.


이 게임의 대사와 스토리는 어디서 봤을 이야기라곤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 게임은 단순히 선이 악을 무찌르고 악이 패배한다 식의 구성을 지니고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하나씩 모자른듯한 인물들,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멋지거나 압도감을 주는 인물들, 너무나 직설적인 대사들, 은유적이고 아름다운 묘사가 빛나는 대사들, 사람의 어두운 욕망과 신념들을 드러내는 대사들은 너무나 하나하나 곱씹어볼만큼 풍부한 내용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곳엔 제가 공감할 수 있을만큼 이유가 있는 것들도, 아니면 막고 싶을만큼 나쁜 것들도 존재합니다. 저는 그곳에서 온갖 선택들을 알아가고 내려가며, 여러 인물들의 가치관과 부딪혔습니다.


기억이 없는 '이름없는 자'는 그렇게 저와 하나가 되어서, 제가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었고 제가 원하는 것들이 무엇이었는지, 또한 제가 공감하는 의미들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저 스스로 느끼게 해줍니다.


그런면에서 이 주인공은 어떤 제시된 인물이어서 몰입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인물이 저일 수밖에 없는 경험을 하게 해준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 세계에 매몰되어 살아가던 저는, 실상 이 이름없는 자만큼이나 저의 기억에 대해서 저의 의미에 대해서 숙고해볼 경험이 없었으니깐요.


하지만 이 게임은 정말 하나의 세계를 옮겨놓고 제가 그 안에 빠져있는 것처럼 몰입을 주면서도, 거기에서 끊임없이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가며 자신의 흔적을 찾아가는 형식을 통해, 오히려 실제 모니터 밖에 있는 스스로에 대해 물음을 던지게 하는 게임이었습니다.




7.음악과 연출의 시너지.


이 게임의 음악과 분위기는 정말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플레인스케이프의 세계관에서 '시길'이란 도시의 묘사하며, 시체안치소부터 그 암울하고 어두운 분위기가 하나의 그림을 보듯이 잘 전달됩니다.


이런 면에서 이 게임은 단순히 텍스트로만 호소하지도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해두고 싶습니다. 그런면에서 주인공과 등장인물들의 그래픽도 그것이 주는 느낌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하나의 그림을 감상할 때 단순히 그 그림만을 보지 않고 그것이 내뿜는 분위기에까지 같이 젖어드는 것처럼 이 게임의 그래픽은 하나의 그림과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음악. 음악에 대해 호평하시는 분들은 많이 못 봤지만, 이 게임의 음악은 제가 근 10년동안 들어본 게임 음악중에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이름없는 자의 사연과 동료들과의 뭉클한 마음(물론 이것은 플레이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느낄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을 음악을 통해서 더욱 생생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제가 굉장히 축복받은 플레이어일지도 모르겠다 싶을 정도로, 저는 이 게임에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선택을 했던 것 같습니다.


이 게임은 크리스 아벨론(Chris Avellone)이라는 사람이 리드 디자이너를 맡아 개발되었습니다. 이 게임을 통해 여러 검색을 해본 결과 서양 RPG계에서는 굉장히 대표적인 제작자로 꼽힐만큼 실력있는 인물이라는 것도 알게되었습니다.


제가 계산을 해보니 거의 20대 후반에 이 게임을 만들고 있었더군요...저랑 비슷한 나이대에 이런 게임을 만들고 있었다니 한편에서는 존경도 하게 되고, 한편에서는 현실에서도 못 사귀는 굉장한 친구를 시대를 넘어 게임으로 만난 것만 같은 저 혼자만의 기분이 들어 애정이 뿜뿜거립니다.


그 무엇보다 "만들고 싶었던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여건에 있었더니 이런 명작이 나왔다."는 글을 읽고, 정말 다시금 이 세상에도 멋진 사람이 남아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이오쇼크를 리뷰하는 분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게임도 예술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건 게임 자체로도 칭송받을 수 있을만큼 멋진 게임입니다.




정리


단순히 텍스트가 많은 게임이라는 그런 종류의 평가만을 내리지 않고 색안경을 벗으시는 분들에게, 이 게임은 제가 해본 게임중에 가장 기억에 남을 명작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이 게임에 대해선 결코 평점도 남길 수 없을 겁니다. 우선 블로그엔, 게임에 비해 굉장히 부족한 리뷰를 이렇게 남겼지만, 두고두고 생각해보고, 또 쓸만한 리뷰들은 이 게임에서 무궁무진합니다.


이 게임은 인물설정, 세계관, 그래픽, 분위기, 음악의 시너지가 엄청나며, 전투 컨텐츠의 부족에 대해서는 낮은 점수를 주고 싶지 않습니다. 애초에 게임을 전투 시뮬레이션으로만 한정짓는 그런 생각에서 벗어난다면요...


(총을 쏘든, 칼을 휘두르든 결국 내가 하는 것은 누가 더 클릭질을 잘하냐겠지만.) 새로운 세계에 대한 체험, 스토리의 의미와 감동의 전달은 언제나 그 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2018년이 되어 되돌아볼 때, 이 게임은 그 역사에 있어 선구자격이기도 하지만, 사라지는 역사의 마지막이기도 한 것 같아 마음이 아프기도 합니다. 정말 정말, 굉장히 소수에 불과한 이런 게임의 감동을 다시 느끼고 싶어서 토먼트와 비슷한 게임을 얼마나 찾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소설과 같은 텍스트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 뿐만이 아니라, 하나의 세계관과 인물에 대한 체험으로서 게임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해도 분명 명작으로 기억될 그런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이든 영화든 이런 류의 감동을 받는 경험은 굉장히 희소하고 제 인생에서 이런 경험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이, 너무나 가치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까지 부족한 리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리뷰가 어떻든 이 게임은 그 이상이라는 말을 더욱 강조하면서 글을 맺고싶습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Joshua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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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디비니티 오리지널신 인핸스드 에디션이라는 게임을 리뷰해볼까 합니다.


이 게임은 2014년 라리안 스튜디오의 "스벤 빈케"라는 사람에 의해 주도적으로 개발되었으며, 초창기엔 킥스타터를 통해 모금을 하였는데 고전 RPG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지원에 힘입어,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게임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물론 게임 자체도 굉장히 성공을 많이 거두었고, 그덕에 인핸스드 에디션과 더불어, 디비니티 오리지널신 2까지 현재 나와있는 상태입니다.


저도 RPG 장르를 좋아하는 터라 한번 시도해보았고, 그에 대한 감상을 적어보겠습니다. 우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게임은 명작이라 불리지만, 저는 약간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쨌든 게임이기에(?) 분명 아무 생각없이 몰두하던 시간을 보냈던 순간도 있었지만,

제가 구매를 했기에 어쨌든 엔딩을 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억지로 꾹 참고 하는 시간이 훨씬 많았습니다.


특히 초반보다는, 게임 시스템을 알아가며 하면 할수록 점점 버티기 힘들어졌던 거 같습니다. 그럼 그에 대한 제 생각을 다음과 같은 요소들로 분류하여 풀어보겠습니다.



퀘스트


이 게임에는 퀘스트 목록이나 맵에 따로 표시가 있지 않고, 게임 내 캐릭터들의 대화를 토대로, 자동 작성되는 일지란 것을 통해서 진행하게 되는데요, 이것이 서브 퀘스트와 메인 퀘스트를 연결시키는 이 게임만의 특색으로 이어지는 시너지를 발휘합니다.


다만 퀘스트 목록이 없기 때문에 무엇을 하라는 것인지, 전혀 감이 안 잡히는데요, 이 점은 기존에 그냥 아무 생각없이 "몹 5마리를 잡아라, 날개를 5개 수집해라."라는 식의 퀘스트와는 전혀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지밖에 없기에 유저들은 스토리에 신경을 쓰고 다음에 할 일을 스스로 찾아나서야 합니다. 이 점이 맞지 않는 분들은 꽤 불호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데요.


왜냐하면 그 일지에 기록되어 있긴 하지만, 각각의 사건들을 연결짓기 위해서는, 어느정도의 암기까지 해가며 그 연결점들을 파고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런 불편한 퀘스트 진행방식은 고전 RPG의 한가지 특색이기도 하고, 또 어떤 분들은 이 게임이 탐정같이 사건들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요...


글쎄요...어떤 추리에 의해서 진행하기 보다는, 결국엔 거의 모든 맵을 밝혀가며 모든 NPC와 사물들을 클릭하면, 서로 맞춰져 진행되기 때문에 딱히 추리력이 필요하진 않았습니다.


즉, 어떤 단서가 있어서 다음 진행방향을 판단하거나, 결정하는 순간은 거의 없이, 맵을 밝혀가고 꼼꼼히 사물들을 클릭해보고 읽는 한에서만, 진행하는 한에서만 단서가 밝혀집니다. 이 게임은 굉장히 속도가 느리게 모든 요소들을 꼼꼼히 체크하는 그런 종류의 인내심만 필요합니다.



스토리


RPG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스토리인데, 이 게임은 그냥 적당히 게임을 진행할 수 있는 수준의 스토리를 갖고 있습니다.


스토리 때문에 더 재미있거나 하는 일은 전혀 체험하지 못 했습니다. 오히려 스토리가 조금은 식상하고 유치(?)하다고 느껴져서, 몰입하는데 힘이 들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그것이 위의 퀘스트의 인내심과 더불어 어떤 역효과를 가져왔습니다.

왜냐하면 그 사건들을 추리해나가는 과정에서 인내심을 갖고 모든 대화와 모든 사물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대화와 스토리가 너무나 재미없었기 때문에, 노동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 게임을 끝내고 요즘 토먼트 플레인스케이프라는 명작을 하고 있고, 그 게임과 비교되었는지, 디비니티는 스토리 면에서는 정말 처절할 정도로 재미없었다고 하고싶습니다.


이 스토리가 재밌다고 하시는 분들은, 아주 얕은 재미에도 큰 재미를 느끼는, 굉장히 축복받은 분들일지도 모릅니다.



퍼즐


퍼즐도 마찬가지입니다. 알피지와 같이 세계를 탐험하는 장르에서는 퍼즐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의 요소인데요. 이 게임의 퍼즐은 머리를 굴리거나 하는 것들이 거의 없습니다.


심지어 제가 좋아하는 류의 스토리를 이해하고 몰입하면 자연스럽게 풀게되는 퍼즐같은 경우도 없습니다... 다만 계속해서 마우스를 화면에 굴리면서 빛나는 것들을 찾는 퍼즐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꼼꼼하게 숨어있는 벽까지 카메라를 회전해가면서 클릭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야만 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 게임은 "포인트 앤 클릭"같은 면모를 보여주는데요. 저는 이런 점에서 굉장히 마이너스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퍼즐을 푸는 방식은 스토리와 아무 관계가 없고, 끊임없이 맵의 도트 하나까지 클릭해갈 정신으로 시간을 보내는 기분이 그리 좋을리가 없습니다.


분명히 초회차엔 그런 시간을 보내는 분들이 굉장히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저도 진짜 어쩔 수 없이 어떤 것은 공략을 봤는데요...그 때 느낀 충격은...


와 이걸 이렇게 풀 수 있어? 하면서 어떤 경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와 이걸 왜 이런 곳에 숨겨놔? 하면서 진짜 허탈감이 몰려드는 그런 종류의 퍼즐입니다.



전략


디비니티는 다양한 속성에 따라 전략을 세울 수 있고 전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미가 있었습니다. 특히 독, 불, 얼음, 물, 전기 등의 각각의 속성이 서로 관련을 맺고 시너지를 낸 다는 점에서 초반엔 재미가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독에 불을 붙이면 폭발하고, 물에 젖은 적을 전기로 공격하면 기절할 확률이 오르는 등의 요소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후반에 가면서부터는 서로 돌아가며 가위바위보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전략에서 선택하는 재미를 반감시킵니다.


특히 모여있는 적에게 수류탄이나 화살의 속성을 이용해서 공격하면, 거의 사기처럼 적들이 꼼짝없이 다 죽어나갑니다. 어떤 판단이나 선택없이, 그냥 해당 지역을 불바다로 만들거나 광역 스턴을 끊임없이 거는 정도의 전략으로 변모하게 되어버립니다.



육성&아이템


육성은 캐릭터마다 직업이 있긴 하지만, 올리는 기술에 따라 다른 직업들의 기술을 쓸 수도 있고, 아예 캐릭터 전직을 하는 것처럼 타 직업의 기술들만 쓸 수도 있습니다.


능력치는 굉장히 직관적이었기에 선택하는데 어떤 어려움이 존재하진 않았습니다.


다양한 아이템과 디아블로와 같은 옵션들을 선택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옵션들을 선택하는 재미가 큰 것도 아닙니다.


위에서 말했다시피, 이미 속성을 이용한 전투가 너무 사기적이라서, 아이템을 선택하고 버리는데 큰 비중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더 나아가 이 게임에서 아이템을 정리하는 건 굉장히 불편합니다.


게임을 한시간 즐기면, 거의 10분 넘게 아이템을 다시 정리해야되는 순간이 있는데,

그 순간이 굉장히 고달픕니다.


상인과 대화를 하고, 가방이 몇십칸이 넘어가는 캐릭터 네개의 아이템을 일일이 정리해줘야 되는데, 감별까지 따로 캐릭터를 누르고 아이템을 눌러서 다시 감별하고, 그 아이템을 옮기고... 다시 다른 캐릭터의 가방을 보려면 다시 대화를 선택해서 거래창을 끄는 등등.


이것을 해결할 방법이 여럿 있겠지만, 특히 이 게임의 크래프팅 시스템 때문에 아이템 갯수가 많은게 굉장히 애매한 요소같습니다.


이미 상인들이 파는 것이 대부분인 가운데, 아이템 갯수만 너무 많고, 또한 크래프팅을 하는데 들이는 시간만큼, 많은 게임상 이득을 보지도 않습니다.


"그냥 이런 것도 돼? 이런 것도 만들어놨네..."정도의 감상이죠. 이 게임의 자유도가 바로 여기서 또 추가점수를 받는다고 하던데, 저는 개인적으로 또 신경쓰고 클릭할 것들이 많아서 힘들었습니다. 아이템 정리하는 시스템이 불편하기 때문에 충분히 시간을 빼았기고 있는데 또 크래프팅까지 해야된다니요.



자유도


이 게임은 자유도 면에서 굉장히 좋은 점수를 받는데, 말씀드렸다시피 이 게임은 일지만 보고 어디에 다음 진행을 위한 요소가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맵을 꼼꼼히 다 봐야 합니다.


그리고 그 맵의 크기가 그닥 큰 것이 아닙니다. 정말 RPG치고는 굉장히 좁다고까지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진짜 하나도 놓치고 갈 수가 없게 만들어놨기 때문에, 조금만 이동하는데도 시간이 굉장히 많이 걸립니다.


물론 그런 것들을 아예 다 포기하고 되는 것만 대충 눌러서 엔딩을 볼 수도 있을 겁니다. NPC도 막 죽여가면서요. 하지만 그것도 가능하게 만들어놨을지는 모르지만, 애초에 게임이 의도하고 만들었던 컨텐츠를 무시하는 것이고,


컨텐츠가 말하는 바는 다시 반복하지만, "모든 것을 클릭해보라"는 것입니다. 아마 이 게임의 컨셉인, 주인공들을 근원 사냥꾼이 되어 수사하라는 것도 그런 것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스토리를 즐기든, 진행을 해야하든 이 세계를 탐험하기 위해서, 그리고 제작된 컨텐츠를 만나기 위해선 진짜 수사하듯이 모든 것을 확인해봐야 됩니다.


그런면에서 이 게임에 어떤 자유도가 있을까 생각해봅니다... 어차피 모든 맵을 확인하면서 진행해야된다면 오픈월드도 아니고, 진행 방향을 애초에 선택할 수도 없기 때문에 비선형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명작이라면?


하지만 그럼에도 지긋이 모든 것을 확인하고 클릭하길 좋아하시는 분들.

한 화면을 채우는 맵 안에서 몇십분이고 넘게까지 뜸들일 수도 있으신 분들


스토리는 그냥 "세계를 구하는 용사"여도 충분히 동기를 얻으시는 분들.

그런 스토리라도 모두 신경쓰면서 꼼꼼히 확인해보시고 싶은 분들.


그 무엇보다, 고전 RPG에 대한 향수가 있으신 분들은 이 게임에 충분히 높은 점수를 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무엇보다 스토리가 재밌었다면,

1.퍼즐에도 단순 노가다처럼 포인트 앤 클릭으로 뜸을 들이게 하더라도,

2.아이템 정리하며 쓸데없는 시간을 더 들이게 되더라도,

3.속성을 이용한 전투의 비중이 너무 커서 오히려 전략성을 못 느끼더라도,

4.맵 크기는 작아도 전체를 확인할 수밖에 없어 시간만 엄청 쏟는 그런 종류의 수고를 들이게 되더라도...

5.알고보면 이 게임의 요소들은 이미 다른 게임에 다 있는 요소들이고,

6.실질적으로는 선형적인 진행에, 자유도가 없었을지 몰라도,

저는 이 게임을 굉장히 즐겁게 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너무나 당연하고 분명한건, 요즘 서비스되는 여타의 온라인 RPG들보단 컨텐츠의 면에서도, 선택이나 판단의 면에서도 심지어 스토리면에서도 훨씬 재밌습니다.


명작이라는 리뷰를 읽고 잔뜩 기대를 갖고서 한번에 구매하여,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2도 보유중이고 한편으로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분명히 1의 문제점들이 어느정도 수정 보완되었을 거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스토리와 퍼즐의 방식만 발전되었어도 흡족할 거라는 그런 기대를 해봅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osted by Joshua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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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 게임 추천!" 하면 무조건 그 안에 꼽히는 바이오쇼크 시리즈를 저번 할로윈 세일 때 구매해서 플레이해보게 되었습니다.


물론 한번에 콜렉션으로 샀기 때문에 1부터 해봤는데요, 1을 안해도 바이오쇼크 인피니트를 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은 검색으로 알았지만,(인피니트의 DLC는 어느정도 제외입니다.)


이왕 구입해놓은 것 찜찜하기 때문에 1부터 해봤습니다. 하도 사람들이 전설이다 전설의 명작이다~ 했기 때문에 정말 기대도 많이 하고, 굉장히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을까요? 아니면 10년의 세월동안 게임 컨텐츠가 굉장히 많이 발달한 걸까요? 아니면 단순히 취향차이일까요? 그 무엇이든, 우선 제가 게임을 해본 소감은, 그닥 계속 플레이하고 싶지는 않다. 였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재미가 없었다면 취향 차이라고 핑계대는 것이 아니라, 어떤 면에서 취향에 안 맞았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 제가 생각해본 바를 한번 공유해보고 싶었습니다.


전설, 전설로 불릴만큼의 게임인지 아직도 궁금하고, 앞으로 스팀 게임을 구매하는데 있어서 리뷰들을 얼마만큼 믿어야될까? 어떤 식으로 믿어야될까? 여러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는 게임이었기 때문입니다.


2018년 지금에서야 하는 전설이라고 불리는 명작, 바이오쇼크 어떤 기분이었을까요?




FPS는 취향에 맞는 사람들과 아닌 사람들로 나뉜다.


우선 바이오쇼크는 어떤 연출이 많이 가미되어있기 보다는, 스토리에 맞춰진 경로를 따라 적들을 쏘는 그런 게임이었습니다. 퍼즐도 있긴 하지만, 그것이 있다고 하기에도 요소가 굉장히 적습니다.


저는 이 게임을 스토리가 최고다라는 소리를 듣고 기대하면서 플레이 했기 때문에, 사실 이 게임 플레이 대부분의 시간을 소모하게 되는 소위 "총질"이 정말 피곤했습니다.


특히 배경이 굉장히 어두운데요, 그렇다고 디자인에서 높은 점수를 주기에도 좀 그랬습니다. 정작 컨텐츠는 계속 스플라이서라고 불리는 미쳐버린 강화인간들을 쏘는 것에 불과했거든요.


저번 제가 메트로 2033에 혹평을 가한것도, 실상 '게임성'자체를 모두 이 '총질'에 맡겨버린 것에 그 이유가 있습니다.


어떤 생각할 이유, 판단할 이유가 전혀 없이 보이면 쏘고 보이면 쏘고의 연속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호쾌하냐?' 물어보신다면 정말 아무 생각없이 총질하고 상대방이 쓰러지는 것을 보고 좋아하는 분들에겐 호쾌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전 아닙니다...그랬다면 지금도 스팀 게임을 하는게 아니라 서든을 하고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FPS 자체만으로 보기에도 여러 능력들과 총기 업그레이드를 지원하는데요, 이것이 제가 듣기로는 시스템쇼크라는 게임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데, 굉장히 어정쩡합니다.


딱히 어떤 것을 선택한다고 진행이 수월해진다기 보다는 이 기술도 써보고 싶은걸? 정도의 기분이라면 이해하실 수 있을까요? 그리고 스플라이서들도, 몽둥이, 총, 마법이나 거미처럼 기어다니는 몇종류 뿐이고 딱히 공략하는 어떤 재미가 있진 않았습니다.


또한 퍼즐이라고 제시되며 반복되는 "파이프 연결 미니게임"은 그냥 대놓고 말씀드리는데 재미가 없는 요소입니다.




배경 디자인에 뿅간다?


제가 이미 2013년 작품인 바이오쇼크 인피니트를 한 상태라, 2007년에 디자인으로 찬사를 받았던 게임을 비교하는 것은 굉장히 형평성이 없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생각한 것보다 디자인이 그렇게 멋지다고 극찬할 정도로, 예술이라고 극찬할 정도로 멋지진 않았습니다. 생각으로는, 거의 모든 사물들의 디자인들이 다양하고 멋질 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극찬할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디젤펑크라고 불리는 장르의 대표작인만큼 1950년대 미국의 모습을 잘 살려놨다고 하는데, 특히 처음 진행 부분에서 랩쳐라고 불리는 해저도시의 모습은 멋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 몇분 정도 영상으로 나오는 것 말입니다.


해저 건물들의 모습이 꼭 다른 장르의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서 도시를 묘사하는 그런 멋진 광경처럼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영상은 영상이고, 그것이 그리 길지도 않습니다. 인게임 내에서 그런 묘사들을 그대로 가져왔다면, 그 정도 극찬이 가능했겠지만, 글쎄요.


그럼에도 대부분 진행하는 곳은 굴같이 어두운 곳에서 스플라이서들이나 쏘는 것이었기 때문에...그리고 그 디자인은 계속 반복되고, 어떤 부분에서 엄청 멋지다고 느낄만한 곳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스토리에 몰입하기 힘들게 만들기


그리고 저는 이제 FPS와 어드벤쳐등 도저히 다른 장르와 융합되는 것을 믿지 않으려고 합니다. 스토리가 중요한 게임이 FPS 형식이라면 그 게임은 우선 한손가락 정도는 접고 들어가겠습니다.


물론 바이오쇼크가 여타 FPS와 달리 스토리와 배경설정이 있어 그만큼 인정받고 있는 것일텐데요, 하지만 저는 플레이하고 난 뒤에 오히려 FPS와 심오한 스토리가 만났을 때 시너지보다는 그 역효과만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이 게임 스토리 대부분이 오디오를 다시 재생하면서 파악하게 됩니다. 하지만 문제가, 그 오디오가 재생되는 과정에서도 끊임없이 총질을 해야하거나, 그 어두컴컴한데서 정지가 되지도 않은채로 몰려오는 적들 사이에서 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포의 형식을 지니고 있음에도, 계속 총질까지 하느라 정신도 없고, 그 상태에서 단지 어떤 사건들에서 인물들의 오디오를 통해 간접적으로 드러나는 내용까지 파악해야합니다.


소마의 공포가 그만큼 멋졌던 까닭은, 어느정도 완급조절과 스토리를 파악하는 시간에 있어서는 긴박감을 어느정도 줄여줬다는 것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스토리에 집중할 때는 어느정도 스토리에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바이오쇼크는 스토리를 위한 그런 배려가 보이지가 않습니다. 스플라이서는 말이 스플라이서이지,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는 좀비 정도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게 한 두마리도 아니고, 거의 좀비급으로 나옵니다.


그래서 총을 쏴재끼며 으아!!! 하는 시간과, 차분하게 스토리를 파악하는 시간이 같이 섞여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면 도대체 어느 쪽이 희생될까요? 동시에 녹음내용도, 계속 스토리 주변의 분위기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 많기에 듣는게 소모적인 느낌까지 들었습니다. 




이 게임은 공포게임에 속하는가?


저도 대게 무서운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이 게임 시작하기 전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 게임은 무섭지 않습니다.


다만 배경이 어둡고, 좁은 것이 계속 반복되며, 이상하게 생긴 스플라이서들(무섭기보다는 혐오스럽습니다.)이 가다보면 뒤에서 자꾸 때리거나 앞에서 나타나는 정도입니다.


어떤 심리적인 긴장감이라든가 몰입감을 주는 공포가 아닙니다. 그냥 뒤에서 툭툭쳐서 체력이 다는 것도 짜증이 나고,내가 게임을 한다고 하면서 하수구같은 느낌의 건물들만 계속 왔다갔다 하는게 공포같은 불쾌감을 줄 뿐입니다.


즉, 이런 기분입니다. 게임에 몰입하고 싶은데, 자꾸만 뒤에서 누가 툭툭 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또한 스플라이서를 꼭 죽여야만 하는 어떤 명분이 들어서 총 한방 총 한방 의미있게 쏘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놔두면 자꾸 툭툭 치기에 죽여야 하는, 그런 벌레 무한 퇴치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추억 보정의 효과, 극찬하는 것만을 봤기 때문에...


제가 이런 생각을 하는 것 보고는 당시엔 참신했다, FPS에 대한 취향차이 때문에 그런 것이다...등등의 생각을 하실 수도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정말이지 제가 바이오쇼크를 구매하게 만들었던 수많은 리뷰들. "이 게임은 전설이다, 명작이다."와 같은 말들을 듣고 그만큼의 기대와 와 나도 꼭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굉장히 많이 들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진짜 어딜가든 명작이고, "이걸 명작으로 보지 않으면 취향차이거나, 아니면 옛날에 했어야지 아니면 겜알못이다." 이런 말들이나 있을 거라는 것도 압니다.


물론 그 말들도 맞습니다. 2018년에 2007년에 나온 게임을 하면서 감상을 적는 것이 말이 안 되지요. 하지만 적어도 저는 이 게임을 2018년 현재 유저들, 그것도 FPS를 즐기지 않는 유저들에게 전설이라고 하면서 추천하는 일은 하지 않겠습니다.


여타 그것만의 게임성이 있어서, 그래픽이 안 좋아도 굉장히 재미있는 명작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단지 FPS입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하기에 FPS는 그래픽을 너무나 많이 탑니다. 게임성이라는 것이 총쏘는 것 밖에 없으니, 현실감이라도 있어야 하는 것일겁니다.


전설이라고 평하셨던 분들이 말씀하셨던, 스토리 배경 이 게임에 다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그냥 FPS입니다. 플레이 시간 대부분을 몇 종류 안되는 스플라이서들한테 총질하면서 보내게 됩니다. 그것도 분위기 굉장히 우중충한 곳에서 하는 FPS입니다.



장점: 리틀 시스터


하지만 리틀 시스터는 귀엽고, 그 귀여움때문에 후반부 리틀 시스터 관련해서 나오는 스토리들에 대해서 몰입하고, 안타까워 하면서 보았습니다. 하지만 역시 FPS라서 그 기분을 또 자꾸만 깹니다.


또한 해저도시의 세계관과 1950년대 미국 문화의 색다른 이용이 참신하긴 했습니다. 물론 그 안에 스토리는 어디선가 본듯한 인상을 풍기지만 말입니다.




정리


FPS와 스토리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물론 어울리게 만들 수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둘은 시너지를 내는 사이가 아니며,

둘을 조화시키려면 굉장한 노력(완급 조절과 인게임 내의 동기설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바이오쇼크는 무리하게 좀비같은 총질을 계속 제공함으로써,

스토리를 이해하기 위해선 총질을 멈춰야 하는, 즉 다시 찾아보든가 다시 플레이해보든가,

하는 방법밖에는 없었습니다. 바이오쇼크의 스토리 전달방식은 많은 한계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FPS는 게임 세계관의 몰입에 방해가 되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게임성이 어떤 판단과 선택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FPS는 정말이지, 그냥 보이면 쏘고 보이면 쏘고...

이건 바탕화면에 있는 아이콘 누가 더 빨리 클릭하느냐 게임인가? 하는 것이 제 생각이기 때문에.

그리고 단순히 총을 쏘는 것에서 호쾌함을 느낀다니, 취향에 안 맞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게임을 단순히 FPS라고 쳐도, 그 그래픽과 반복성 때문에 추천하기엔 꺼려집니다.

우선 에임도 현대적이지 않고, 뭉툭하게 생겨서 컨트롤의 재미도 분명히 반감되었기 때문입니다.







"전설 명작이라고 하는 평가는, 모든 이에게 그런 것은 아니다."



단순히 과거의 추억에 젖거나, 남들이 명작이라고 말해서

너도 나도 명작이라고 말해야만 하는 그런 이유가 아니라면,


저는 이 게임을 2018년 지금의 유저분들에겐 추천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당시엔 꽤 "수작"이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두판 정도 하기엔 그렇게 많이 나쁜 경험을 제공하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스토리에 몰입하고 싶으시다면 FPS가 없는, 더 좋은 연출이 가미된 게임으로,

FPS가 하고 싶으시다면 대전을 하고 섬세한 컨트롤을 요구하는 그런 정통 FPS를 오히려 추천해봅니다.

세계관은 참신하고 멋지지만 어디서 본듯한 스토리가 얹어져 있는 FPS 게임, "바이오쇼크 리뷰"였습니다.

Posted by Joshua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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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메트로 2033이라는 게임에 대해서 리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게임은 2010년에 드미트리 글루홉스키라는 작가의 소설을 토대로 만들어졌습니다.


장르는 FPS 어드벤쳐입니다. 역시 FPS 게임답게 2010년에 나왔는데도 원판이 좋았는지,


리덕스판도 그래픽은 2018년 기준으로 매우 좋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게임을 별로 재밌게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가 "왜 재미가 없었는지"에 대해서 플레이하면서 느낀 사항에 대해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솔직히 게임 자체가 너무 간단해서, 이유에 대해서도 세 가지로 정리하겠습니다.


글투가 조금 사나운 건 제가 그만큼 스트레스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1.게임 내에서는 빈약한 스토리


소설을 토대로 만들어졌기에 세계관이 굉장히 큽니다. 따라서 세계관 자체를 알아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하지만 게임 진행 자체에 쓰이는 스토리는 그렇게 재밌지가 않습니다.


어딜 가면, 무슨 일이 일어나고 무엇을 해야하고 정도인데,


거진 괴물이나 사람 등의 NPC들을 사냥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따라서 이 세계관 내에서 푹 빠져서 몰입하는 것은 오히려 게임 외적인 매체를 필요로 합니다.


게임 내에서는 그냥 전부 죽이고 템파밍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스토리로만 채워져있기 때문입니다.


게임 내에서 제시되는 스토리들은 거의 억지급으로 계속 미션을 주는데에만 주력합니다.


결국 억지로 짜낸 스토리처럼 느껴져서 주인공이 쳐해져있는 상황에 그리 몰입이 되지 않았습니다.




2.완급조절 없고, 설득력없는 긴장감은 스트레스일뿐


이것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으실텐데요. 취향 차이일 것 같긴 하지만,


일부러 지하철 내부라는 설정에서 굉장히 어두운 구간이 많습니다.


또한 일부러 총탄을 적의 숫자에 비해서 적게 줍니다.


네 이 게임은 FPS 면서도 다분히 공포 게임의 연출을 가져오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싸우는 적은 군대인데, 주인공의 상황은 엄청난 막장 상태로 주고 그것을 깨라, 이런 정도로 계속 반복됩니다.


여기서 긴장감을 좋아하시는 분은 깬 것에 성취감을 느끼시기도 하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선 그런 긴장감은 저에게 게임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단지 계속 스트레스를 주는 요소에 불과했습니다.


스릴의 완급 조절도 없고, 계속 진행을 힘들게 하는 상황은


깬 성취감을 느낄 새도 없이 게임을 플레이 하는 내내 계속 되었습니다.


무섭지도 않고, 못 깰까봐 조마조마 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다시 이 스테이지를 반복하면 짜증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노력을 해봐야겠다는 정도였습니다.


심지어 그것은 산 너머 산이라는 단계적인 발전도 없습니다.


그냥 기본 FPS에 총알없고, 시야 제한시키는 방해요소만 집어넣은 것에 불과하니 말입니다.


그런걸 즐길거리로 주는 것이라면, 차라리 버튼 몇개빼고 게임시키는 게 나은 것 같습니다.




3.판단할 필요없는 게임진행


이 게임은 현실감을 살리려고 여러 그래픽들과 사물들을 배치했지만,


정작 진행은 비현실적일 정도로 일직선적인 방향을 보여줍니다.


심지어 나침반을 보고 길을 찾아가는데요, 이 나침반이 북쪽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매 장소마다 가야할 곳을 모두 디테일하게 화살표로 가르쳐줍니다.


결국 길찾기나 퍼즐같은 요소도 거의 없고, 화살표가 가리키는데로 가서


적을 죽이고 총탄 줍고가 연속적인 컨텐츠의 전부였습니다.


심지어 각 역마다 npc가 있는데, 거기서도 그냥 필요한 물품을 채워넣으면 됩니다.


거진 판단할 것이 없습니다. 부족하면 최대한 채워넣고 다시 가면 되기 때문입니다.





스트레스를 몰입감의 요소로 생각한 일직선, 무판단 FPS


완급조절도 없고 계속 플레이어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상황을 만들어놓고, 루트 진행의 반복이었을뿐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콜오브듀티같은 경우에는 진행과정에서 사용되는 스토리의 흥미도 있고, 연출이 정말 멋지지만,

메트로 같은 경우에는 소설 원작의 세계관 하나만 믿고,

계속 똑같은 진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설정된 스토리로 이루어진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물론 용도 나오고, 적들도 사람에서 괴물에 이르기까지 몇종류 더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게 전부일뿐입니다. 흔히 포스트 아포칼립스라고 불리는 그런 설정과 괴물들,

스토리가 멋지다고 더 점수를 줄 정도라면, 저라면 폴아웃 시리즈를 더 추천하고 싶습니다.


장르는 RPG일 지언정, 같은 FPS로서,

메트로와는 아예 비교도 안되게, 폴아웃이 진정으로 게임 내 스토리, 연출,

퍼즐과 같은 게임성의 풍부함이 뭔지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외적인 매체에서 세계관이 방대하더라도, 그것을 게임플레이에 녹여내지 못하면,

정작 주인공의 목표는 플레이어에게 그리 와닿지 않습니다.


어차피 정해진 길로 걸어가면서 쏴죽이고 총탄이나 주우면 끝이기 때문입니다.

게임 내에서 진행 자체에 스토리가 녹아들지 못하면,

그냥 아무 생각없이 총만 쏴재끼는 FPS로 전락할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도 아무 전략없이, 탄만 적게 주어서 최대한 에임으로만 승부하는 그런 싸구려 FPS요.


평점을 자주 매기진 않지만, 10점 만점이라면, 저라면 한 6점정도 드릴 것 같습니다.

적은 용량에도 좋은 그래픽과, 클릭에 따라 총은 잘 나갔으므로,

최소한 FPS 게임으로서 불릴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에 비해 정말 생각없이 총만 쏴재끼는 써든어택류의 게임도 5.5점 정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더 얹어드리는 0.5점은 디자인과 그래픽 점수입니다.


하지만 그 명성에 비해서, 그리 수작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초반 한시간 정도 재밌게 하다가, 계속 끝없이 반복되는 패턴에 나중에는 억지로 했던것 같습니다.

Posted by Joshua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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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공포 어드벤처 게임 "소마"(SOMA)에 대해 리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평소에 사람들과 같이 하는 게임들만 하고, 혼자 스토리를 즐기거나 어드벤쳐 게임을 하지 않았었습니다. 왠지 저 같은 경우엔 경쟁이나 협동하는 게임을 좋아라 했습니다. 혼자 하면은 왠지 외롭고 심심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결국 그렇게 하던 블리자드 게임에도 질리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스팀 게임 어떻게든 재밌는 게임을 찾아야 되는데 하면서 절박한 마음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스팀 추천 게임 포스팅들을 유심히 보다가 발견하게 된 이 공포 게임 "소마"(SOMA). 스토리 중심의 게임이고, 내용이 굉장히 깊고 사색해야 한다는 소리에 바로 질렀습니다.


그리고 결과는...정말 제 인생에서 손에 꼽을만한 게임을 제대로 한 기분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없고, 저 혼자 해도 이만큼 몰입하고 이만큼 긴장하면서 하던 게임이 없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시 소마와 비슷한 어드벤처 게임을 찾아 삼만리 하게 되는, 그야말로 스팀유저의 초입길을 걷고 있는 것 같습니다.



"프릭셔널 게임즈"의 심해공포게임 소마(SOMA)


우선 이 게임은 2015년에 나온, 비교적 최근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게임을 할 때 그래픽을 별로 따지지 않지만, 2015년에 나온 덕분에 이 게임의 그래픽은 매우 훌륭합니다. 이 게임은 스웨덴의 게임 회사인 프릭셔널 게임즈에서 개발되었다고 합니다. 그 유명한 공포 게임인 "암네시아"(Amnesia)를 개발한 유명한 회사이기도 하답니다.


그런데 재밌는 사실은 개발진이 5명이라고 합니다. 저는 소마를 하고나서, 한 100명 넘는 개발자들을 상상했을만큼 진짜 퀄리티가 좋았는데, 역시 능력있는 분들은 뭔가 다른가 봅니다. 그리고 이 게임은 특이하게도 공포게임이면서, 심해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에 대한 게임인데요. 그 심해의 분위기가 압권인 게임입니다.


그러면 제가 이렇게 극찬하는 공포게임 소마의 장점 다섯가지를 우선 꼽아보겠습니다. 스토리 포함, 퍼즐이나 여러 요소들이 무엇인지에 대한 스포일러는 없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왜냐하면 진짜 이 스토리를 알아가면서 여정을 진행하는 게임의 재미가 엄청난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1.몰입할 정도만큼의 적당한 공포감


맨 처음 이 게임이 공포 게임으로 유명한 프릭셔널 게임즈에서 개발되었고, 장르도 공포이다보니 무서울까봐 많이 걱정되었습니다. 사실 제가 겁을 많이 타서, 공포게임같은 것을 일부러 안하는 편이기 때문입니다. 그 스트레스 받으면서 진행하는 과정은 저한테 재밌는 시간이 아니라 굉장히 힘든 시간입니다. 


하지만 이 게임 "소마"는 정말이지 적당한 공포감을 갖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깜짝 놀라키는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요소가 전혀 없습니다. 다만 분위기가 너무나 너무나 압도적이어서, 심해와 여러 시설들 안에서 게임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심장이 쫄깃쫄깃 합니다.


그런 공포감은 전혀 스트레스도 주지 않고, 다음엔 무엇이 나올까 하면서 조마조마 두근두근 게임에 물입하게 해줄 수 있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또한 괴물들도 몇 나오긴 하지만, 몇 번 시행착오를 겪으며 그 괴물들의 특성을 알고 진행하다보면, 나중에는 그 괴물들에 대해 판단하고 대처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한번 이 게임의 주제곡을 들어보세요. 음악 하나 하나에도 게임의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 노력이 들어있습니다. 이렇게 훌륭한 무서움은 정말 처음 느껴봅니다. 꼭 유저를 위한 무서움 같습니다.



2.이야기에 몰입하면 풀 수 있는 퍼즐


이 게임엔 액션 요소가 거의 없습니다. 다만 그 액션 요소의 부재를 상쇄시킬만큼 긴박감이 있고, 퍼즐 요소들이 너무나 훌륭하게 배치되어있습니다.


퍼즐하면 기본적으로 뭔가 생각하고 몰두하고 이런 어려운 것을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겁니다.  하지만 소마의 퍼즐은 스토리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어디가서 무엇을 찾아야 하고, 또 어떤 일을 해서 다음 루트를 여는지 알 수 있게 아주 잘 짜여져 있습니다.


또한 컴퓨터를 통한 시스템을 이해해서 찾는 퍼즐들은, 굉장히 재미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길도 복잡하지만, 그렇게 미로같이 복잡하지 않은, 정말이지 모든 요소가 적당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3.스토리 몰입을 위한 훌륭한 장치


이 게임은 스토리를 위해서, 정말 많은 것들이 준비되어 있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여타 다른 게임들에도 훌륭한 스토리가 있었는데 제가 그 게임들을 즐기지 못한 이유는, 툭하면 인물들을 클로즈업 하면서 대사나 읊는 똑같은 연출에 지루해졌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단순히 나열할 수도 없는 아주 다양한 방식으로 스토리를 제공합니다. 단순히 1차원적인 직접적으로 설명하는 영상이나 인물이나 클로즈업하면서 연극배우들이 읊는듯한 대사없이도 이렇게 훌륭하게 스토리를 전해줄 수 있다는 것에 아주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특히 이 게임은 심해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한 것이지만, 그 주제는 굉장히 사색적인 주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인간의 정신과 육체 그리고 존재에 관한 물음입니다. 하지만 그 주제를 결코 고리타분하거나 재미없지 않게, 굉장히 재밌고 훌륭하게 전달해줍니다. 


이러한 스토리 전개를 위해서, 심해의 우울하고 어두운 분위기들도 굉장히 많이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이지 배경, 음악, 효과, 연출 모든 면에서 이 게임은, 자신이 가진 엄청난 스토리를 전달하기 위해 잘 조직되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흔히 단순히 영화같은 게임들이 있는데, 이 게임은 게임자체의 '게임성'을 확고히 지키면서도 영화보다 훌륭한 연출로 스토리를 전달해냅니다. 진짜 별을 다섯개 만점에 10개라도 주고 싶습니다. 내가 그곳에 있고 문제를 풀어나가고, 여정을 계속 해나가는 '현장감' 그것 하나만큼은 정말이지 최고입니다.



4.깔끔한 UI, 진행과정.


이 게임의 UI는 정말이지 다른 여타의 게임들보다 훨씬 간단합니다. 게임 자체가 생각할 것이 많지만, 그것을 결코 힘든 일처럼 게이머들에게 부과하지 않습니다.


모든 것을 심플하게, 그리고 게이머들의 편의에 맞춰서 편하게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기분이 듭니다. 아이템을 무엇을 먹었고, 어떤 조합을 해야하고, 기억하고 저것을 계산하고, 흔히 '공부하듯이' 하는 이런 일을 거의 할 것이 없습니다.


어드벤처 게임을 하다가도 공략을 찾아가며 RPG처럼 스킬을 찍거나, 스탯을 투자하거나 그런 시스템을 가진 게임을 보기도 합니다. 물론 정도는 RPG만큼은 아니겠지만, 이렇게 무언가를 계산하고 외워야 하는 것은 어드벤처의 몰입도에 별로 좋지 않은 요소라고 생각하는데, 이 게임은 그런것을 다 과감히 잘 정리해줬습니다.


그래서 덕분에 퍼즐들에 더욱 집중할 수 있고, 스토리와 분위기에 더욱 집중할 수 있습니다.




5.더없이 훌륭한 스토리


이 게임을 하고나서 진짜 명작 영화를 한 편 본 기분이었습니다. 와 진짜, 저는 영화도 좋아라 하지만 이 정도 스토리를 가진 작품은 정말 오랜만에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내용이 굉장히 사색적이라고 말씀드렸는데, 그것을 결코 고리타분하지 않게, 그 자체로 몰입하면서 빠져들 수 있는 스토리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만큼 이 게임을 마치고나서도 여운이 굉장히 오래갔습니다.


오죽하면 스토리만 편집해서 영상으로 만들어도 명작으로 생각될 정도이긴 합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이 게임은 게임으로 연출할 수 있는 '몰입'을 굉장히 훌륭하게 성취해내고 있는 게임입니다.


그래서 어떤 다른 게임에 대해서는, 그 게임 하느니 차라리 "남이 하는 것을 봐"라고 말하고 싶은 게임도 있지만, 이 게임만큼은 직접 플레이 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래서 스토리가 스포일러 될까봐, 또는 게임의 요소 하나라도 미리 소개할까봐 리뷰를 쓰는 내내 최대한 자제했습니다.


이 게임을 하신다면, 스토리를 최대한 모르시고 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러면 게임을 마쳤을 때 정말 좋은 경험을 했다는 기분을 느끼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소마 진짜 여러번 강추할만큼 게임을 다 하고나서 제가 많이 벅차올랐던 것 같습니다.

Posted by Joshua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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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게임 리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2018 블리즈컨에서 디아블로 신작이 나온다는 떡밥에 인벤부터 게임 게시판들이 굉장히 시끌벅적합니다. 그런 기념으로 제가 오랫동안 플레이해왔던 애증의 게임 "디아블로3 영혼을 거두는 자"에 대해 리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디아블로3도 마지막 뒤안길로 사라질 지, 아니면 새로운 확장팩이 나올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러 문제점들이 있고, 이런 문제점이 고쳐지지 않는다면 새로운 확장팩에서 만큼은 분명히 플레이할 이유가 없어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분명 "리뷰"라고 써놓고, 제가 지난 몇년동안 플레이 해오면서 느낀 "문제점"에 대해서 가장 많이 지적해보겠습니다.






그렇게 문제점이 많다면 우선 디아블로3를 왜 플레이했는가? 그나마 장점.


우선 제가 RPG 장르를 굉장히 좋아라 합니다. 악마를 물리친다는 스토리적인 동기가 크게 한몫한 것 같습니다. 동시에 디아블로 자체의 그나마 장점을 풀어본다면, 우선 게임이 굉장히 단순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생각없이 사냥을 할 수 있고, 그렇게 편하게 쉬는 시간을 투자하다보면 캐릭터가 강해진다는 그런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이 게임을 처음 접해보시는 분들은 시스템이 왜 이렇게 많냐? 고 반문하실 수도 있는데, 실제로 타 RPG에 비교하면 시스템이 결코 많지 않습니다. 스킬, 스탯, 그리고 아이템의 옵션들이 능력치를 결정할 뿐이고, 실제로 게임 내에서 신경써야할 수치는 아이템의 옵션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아이템의 옵션이 많느냐?


그것도 결코 아닙니다. 이미 엔드컨텐츠라고 불리는 대균열 고단을 돌기 위해서는 정해진 옵션들, 정해진 스킬들, 정해진 아이템들이 이미 있습니다. 순위표를 열어보시고 확인해보시면, 거의 대부분 캐릭터가 정해진 교복처럼 서로 따라하기 바쁘다는 것만을 아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신경쓰는 것, 외우는 것, 생각하는 것 싫어하시는 분들은 그냥 이 게임이 절대적으로 맞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그런 면에서 쉬는 시간에 생각하기 싫을 때, 라디오 같은 것을 켜두고 이 게임을 할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처음 접하시는 분들이 이 게임도 복잡하다고 느끼실 정도면, 타 RPG는 아예 해보실 수도 없을겁니다. 디아블로3는 그 어떤 RPG랑 비교해도 초간단한 시스템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디아블로3보다 간단한 게임은 핸드폰을 켜두고 단지 골드만 모으는 단순 노가다 게임 정도밖에 없을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디아블로3의 고질적 문제들


위에서 말한 단순함이 한 편에서는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디아블로3는 애초에 출시될 때부터 목표로 했던 유저들 행위가, 게임이 10~12시간 느긋하게 스토리나 즐기면서 하는 여타의 게임과는 다르다고 할 것입니다.


"무한 파밍"하면 디아블로 시리즈가 떠오르는 것처럼 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플레이타임을 많이 쏟게 하는 것을 목표로 만들어진 게임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 때문에 몇만원 돈을 주고도, 다른 게임보다 플레이타임에서 더 높은 효율을 가진다 생각되어 구입하는 분들도 많다는 점을 인지해야됩니다.



1.단순 노가다(정렙의 문제)


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 기록경신을 하기 위해서, 계속 끊임없이 그 최고 단수보다 낮은 단수에서 졸릴 정도로 계속 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디아블로3의 컨텐츠는 한문장도 아닌 딱 세단어로 요약됩니다. 일균(일반 균열), 큐브런, 대균(대균열) 이 세개만 무한 반복해야됩니다. 그래서 각각 일균, 큐브런, 대균들이 그 자체로 복잡한 시스템이냐 물어본다면 그것도 결코 아닙니다.


일균과 대균열은 몹을 잡다가 게이지가 차면 보스몹을 죽이기만 하면 됩니다. 큐브런도 몇마리 처치, 구출 클릭, 네임드 처치 등 결코 신박하다고 할 수 없는 컨텐츠의 무한 반복일 뿐입니다.


그러면 이 무한 반복에 따라 아이템먹는 재미가 있지 않느냐? 하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소위 정렙(정복자 레벨)이 높은게 왠만한 옵션들보다 더 나은 효율을 발휘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정렙은 어떻게 높이냐면, 결국 무한 뺑뺑이 밖에는 없습니다. 이 게임은 처음부터 끝까지 "무한 뺑뺑이를 누가 더 많이 돌았느냐?, 즉 시간을 누가 더 많이 투자했느냐?"가 순위의 조건이 됩니다.


물론 순위에 신경 안 쓰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런분들은 세팅 한번씩만 대충 맞춰보고 접는 라이트 유저들이 대부분이고 애초에 디아블로3의 개발 취지와는 어울리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파밍게임에서 파밍을 버리고, 스킬 한번씩만 써보고 접는 분들도 계시는 상황에서 디아블로3 자체의 재미는 이미 물 건너갔다고 봐야한다고 생각됩니다.


즉, 생각없이 하기는 좋았는데, 그 생각없이 하기를 계속 강제받아야만 기갱도 하는 등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이 게임의 문제인 것입니다. 정렙만 높으면 됩니다. 그러면 신단 위치고, 몹 게이지고 이 문제는 부차적인데다 이미 그 자체로 컨텐츠로 삼을 수 없을만큼 단순하고, 아이템 파밍도 2순위, 3순위가 됩니다.


무한 뺑뺑이를 돌다보면 모든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게임을 하면서 발견하게 되는 것은 느긋하게 게임을 즐기는 내가 아니라, 컨텐츠의 재미를 위해, 생각없고 지루하기를 강제받는 나입니다.


애초에 경쟁을 게임 컨텐츠의 동기로 만들어놓고, 정렙 시스템을 만들어, 지루함을 강제받고 있는 것입니다.



2.방제를 정할 수 있는 대기방 부재.


심지어 디아블로3에는 파티플레이시 이점이 있습니다. 경험치를 더 주는 것은 물론이고, 서로의 버프효과, 역할분담 효과에 의해 솔로 플레이시보다 훨씬 많이 앞설수 있습니다. 그리고 고단을 가야만 얻을 수 있는 높은 단계의 전설 보석은 오로지 파티플레이로만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디아블로3는 공개방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공개방으로 파티를 시작하기 위해선, 정말 뼈를 깎는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내 목적과 맞는, 직업, 세팅, 정렙들을 만날 확률이 정말 극악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노력도 하지않고 도움을 받고 싶은(쩔받고 싶은) 심보를 가진 사람들은 나가지도 않고 버팁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말할 것입니다. "이 게임은 뉴비를 배척하는 게임이다."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어느 게임이고 도와주는 사람이 과연 없겠습니까? 유독 디아블로3에만 뉴비를 배척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것이겠습니까?


실제로 공개방에 들어가면, 유저들을 분류하지않고 무작위 매칭만 시켜놓는 까닭에, 서로 목적이 다른 경우가 너무나도 많은 것 뿐입니다. 나도 내 게임을 즐기러 들어갔는데, 나와 맞지 않는 세팅에 정렙을 가진 사람이 껴있으면 나는 그냥 쩔만 해주고 있어야 합니다.


10판에 그걸 강제받는 경우가 1,2판이면 참겠는데, 10번 매칭하면 9번이 그럽니다. 그러면 당신은 그 대기방에서 내 캐릭터에 무의미하고, 심지어 내 시간까지 쏟아가면서 쩔만 해주고 있겠습니까? 하지만 뉴비분들은 안 나가고 버팁니다. 왜냐하면 불쌍한 사람은 도와주는 게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렙이 낮은 분들이 어떻게 불쌍한 사람들입니까? 각자 자신의 수준에 맞는 단계가 있는 것 뿐이고, 쩔이란 건 그걸 패스하고 싶은, 한마디로 자신의 컨텐츠를 즐기고 싶지 않은 심보에 불과한 것인데 말입니다. 심지어 강퇴 기능도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활성화되고 그나마도 새로 들어오는 사람들에 의해 취소되거나, 그냥 실수로 반대를 누른다거나 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인게임 채팅에 불과한 커뮤니티에 가입한다든가, 인벤 게시판에 글을 올려서 파티를 모으는데, 이게 또 한 세월이 걸립니다. 그래서 하는 사람들만 같이 하게 되고, 길드 활동등을 항상 같은 사람들끼리만 하게 됩니다.


결국 디아블로3의 공개방의 취지는, 새로운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였겠지만, 거꾸로 역효과를 불러일으켜 디아블로3를 인맥이 없으면 엄청 힘들게 할 수밖에 없는 게임으로 만들어버리고 만것입니다.


뉴비면 뉴비와, 중간 단계면 중간 단계끼리, 기갱하고 싶은 분들은 기갱러들끼리 매칭할 수 있는 시스템 하나만 있었다면, 결코 정렙차별같은 게임을 하면서 상처받는 일들은 일어나지도 않을 것입니다.



3.오토와 허드 문제.


블리자는 오토와 허드를 정말 잡지 않습니다. 특히 오토는 몇번 잡는 사건들이 있었지만, 허드는 지금까지 적발된 경우도 없습니다. 허드를 쓰는 것은 스타크래프트의 맵핵에 비견될 정도로 형평성을 망치는데, 이것을 잡으려는 어떤 특별한 노력도 공개된 것이 없습니다.


정말 긴 말 할 필요도 없이 이것 하나로 디아블로3의 재미는 반 이상이 깎여나갑니다. 자신의 캐릭터가 강해지고, 다른 캐릭터와 경쟁하는 것을 하나의 컨텐츠로 내놓고, 오토는 잡지 않는다? 그럴거면 차라리 순위랑 정렙을 삭제했다면 차라리 원래 재미는 찾을 수 있는 디아블로 시리즈가 아니었을지 생각됩니다.



4.컨텐츠 업데이트에 대한 옹호들에 대한 반론.


디아 구매한 가격에 비해 이 정도면 혜자 업데이트 아니냐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실제로 주 컨텐츠로 삼을만한 업데이트를 한 것은 확장팩에 한해야 합니다. 그 외에 지속적으로 서비스하는 게임에서 미비했던 점, (장비 저장 기능, 보관함 등등)을 고치는 것을 컨텐츠 추가로 볼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 업데이트란 건 존재하긴 했지만 과연 "혜자스러운" 업데이트라고 불릴 정도까지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예를 들어 카나이함 같은 것은 다만 확장팩을 내놓고 지속적으로 확장팩의 컨텐츠를 업데이트할 수 있는 배틀넷 시스템 덕분에, 확장팩의 컨텐츠가 지속적으로 제공된 것이라 생각해도 충분한 것입니다.


동시에 디아블로3는 전세계에 천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게임입니다. 사람들이 천만장 이상을 사게 만들었던 예상 속에는 "블리자드의 지속적인 관리와 컨텐츠 업데이트"도 들어있고 분명히 기대한 것이 사실일 것입니다. 그러면 그에 상응하는 업데이트를 해주는 것이 분명 맞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그 정도에 비교하면 위의 단순한 관리차원의 업데이트를 혜자라고 부르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컨텐츠 면에서 "일균, 대균열, 큐브런등"은 디아블로3의 아주 오랫동안 변함없는 유일한 컨텐츠들이었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그들이 벌은 수익은 실제 개발비의 아주 높게 상회하고도 남습니다. 그런 와중에 적당한 가격이라는 소리는 들어도, 그것이 과연 혜자스러운 업데이트라고 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카나이함, 장비 저장기능, 보관함" 모두 새로운 컨텐츠가 아니라 그냥 시스템의 보충일 뿐이니 말입니다.


애초에 일균, 큐브런, 대균열에 아이디어들이 많이 필요한 컨텐츠들이 많았다면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무한 몹잡기'와 캠페인에서 가져오는 맵의 재활용등을 도대체 다시 컨텐츠라고 내놓은 점에서 이것은 블리자드 규모에 비해 너무나 미비한 컨텐츠 개발입니다.


제가 원하는 디아블로 시리즈의 방향점은 형평성 있는 게임 환경 하에서, 파밍 재미와 파티 플레이의 즐거움을 돌려달라는 것 뿐입니다.



5.파밍과 세팅의 재미, 전략의 재미 문제.


파밍의 재미와 세팅의 재미는 시즌 한달간 하면 모두 다 사라집니다. 얼추 플레이타임 50시간 정도일 때 말입니다. 그 외에는 무한 뺑뺑이 이며, 기갱할 때도 매 때마다 무슨 스킬을 쓸지 고민하는 재미는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단지 유리한 맵과 몹이 뜰 때까지 무한 반복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것은 애초에 개발할 때 미비된 점이라고 봐야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디아블로3가 수면블로라고 불려왔던 까닭은, 디아블로3 자체에서 도무지 판단하고 선택할만한 컨텐츠가 거의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이템을 먹을 때도 먹을 지 말지 선택하고, 몹을 잡을 때도 어떤 식으로 잡을지 고민하는 재미가 없습니다. 이 게임에는 선택이 있다면 그냥 단순 노동하는 수준의 반복밖에는 없습니다. 이 게임이 블리자드에서 나왔다는, 어떤 기대가 없었다면 그렇게 많이 구매하고 좋은 평가를 받았을지는 정말 의문입니다.



그래도 희망이 있다면


블리자드는 세계 최상위권을 다투는 회사의 규모에 비해서 컨텐츠 개발속도가 정말이지 느린 것 같습니다. 심지어 만들어진 컨텐츠도 기존의 컨텐츠를 반복하는 경우가 너무나도 많습니다. 리마스터니, 스타2니 와우의 수많은 확장팩들, 심지어 디아블로도 마찬가지입니다.


때문에 게임 자체의 재미(위쳐3와 같은)보다는 커뮤니티에서 오는 재미, 경쟁과 협동에서 오는 재미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은 잘 알겠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그것들을 목표로 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좋은 시스템을 만들어주기를 바라는 심정입니다.


대기방이 없어서 제대로 협동도 할 수 없고, 오토와 허드들 때문에 경쟁도 할 수 없고, 있는대로 유저들간에 생기는 벽만 존재하는 상황에 커뮤니티란 것도 너무나 일차원적이고 그만큼 매력있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남은 것은 생각할 필요도, 선택할 필요도 없는 디아블로3 자체의 얕은 게임성뿐일 것입니다.


블리자드가 목표하는 것이 유저들이 만들어가는 게임이라면, 최소한 그것들을 만들어갈 수 있는 아주 단순한 아이디어로부터 나오는 편리한 시스템, 그리고 최소한의 오토 계정 제제라도 제대로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 위에 제대로 된 게임성이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기대가 많으면 실망도 많은 법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애정도 많은만큼 증오도 많이 서리나봅니다. 그럼에도 저는, 디아블로에 대해 항상 기대하는 유저로서 2018 블리즈컨을 기다려봅니다. 블리자드 이번에는 우리들을 실망시키지 않기를 바랍니다. 최소한 또 그 다음의 소식을 기대는 할 수 있을만큼의 소식을 기다려봅니다.

Posted by Joshua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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