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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10.04 기타노 다케시(Kitano Takeshi) 영화 감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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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노 다케시는 일본에서 영화 감독보다는 코메디언으로 더욱 유명합니다. 그것은 그의 영화가 실패했다기 보다는(물론 상업적으로 성공한 예는 드물지만), 그가 일본을 대표할 정도로 매우 성공한 코메디언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일본에 유학을 다녀온 친구에 의하면, 기타노 다케시를 코메디언으로 잘 알고 있는 일본 사람들도 그가 영화를 찍었다는 사실을 알면 간혹 놀라는 사람이 있다고도 합니다.

 

그는 1947년 도쿄도에서 한 페인트 집에서 태어나 전후에 험난한 시기를 모두 겪었고, 어머니의 추천으로 공대에 진학하였으나, 데모에 휘말려 학교에서 재적당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력 때문에 제대로 된 곳에 취직할 수 없다가, 비트 기요시와 함께 투비트라는 콤비를 이루었습니다. 이후 그는 코메디언으로 대성하게 되어, 일본의 3대 개그맨(타모리, 아카시야 산마, 기타노 다케시)의 한 주축으로 손꼽히게 됩니다. 물론 그는 그러던 와중에도 여러 영화들에 출연하였으나 거의 조연이었고, 그 중에서도 류이치 사카모토와 데이비드 보위가 출연한 명작 전장의 크리스마스”(Merry Christmas, Mr. Lawrence, 1983)에도 출연하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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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와중 원래 그가 감독을 맡은 최초의 영화, “그 남자 흉폭하다”(Violent Cop, 1989)에는 기타노 다케시는 원래 주연으로 캐스팅 되었었습니다. 하지만 원래 감독을 맡을 예정이었던 후카사쿠 킨지의 스케쥴 문제로, 배급사에서 감독 자리를 기타노에게 제의하면서 그의 감독 생활은 우연하게 시작하게 됩니다. 그는 이 영화를 위해서 각본을 굉장히 많이 뜯어 고쳤다고 합니다.


그 이후 그는 그의 독특한 폭력 미학을 가감없이 다음 영화인 “3-4×10”(Boiling Point, 1990)에까지 이어갑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소나티네, 하나비와 같은 어두운 배경을 가진 영화를 만들어냅니다. 한편 그는 그의 코메디언적 소질을 발휘하는, “모두 하고 있습니까”(Getting any?, 1995)와 같은 개그영화라든가, 기쿠지로의 여름(Kikujiro, 1999)과 같은 잔잔한 감동을 주는 영화, 그리고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돌스”, (Dolls, 2002) 같은 사랑을 주제로 한 영화들도 만들어내는 등 다재다능하게 여러 주제로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사실 그를 유명하게 만들어준 것은, 폭력이 많이 등장하는 영화이지만, “기쿠지로의 여름과 같은 다른 영화들도 이에 못지않게 인정받은 수작들입니다.


 




3.

그의 영화의 특징은 매우 정적인 화면과 편집 구성과 같이 최대한 과장되지 않고 절제된 연출을 그 특색으로 합니다. 따라서 그의 영화를 보다보면 굉장히 길게 흐르는 침묵들, 정지되어 있는 인물들, 그리고 카메라 움직임 없는 롱테이크로 찍혀있는 장면들을 매우 많이 발견하게 됩니다. 그의 영화들에서 폭력은, 할리우드 영화에서와 같이 어떤 오락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 아니라(물론 자토이치와 같은 진짜 액션영화를 찍기도 했지만요) 삶과 죽음의 기로에 놓여있는 인물들의 상황을 통해, 오로지 그의 영화만이 전달할 수 있는 의미들을 관객에게 보여줍니다.

 

하늘과 특히 바다를 자주 담는 그의 영화에서 파란색은 자주 부각되어 팬들 사이에서, 기타노 블루(Kitano blue)라는 말로 자주 불리기도 합니다. (저는 영화가 시작하기 전 그의 영화사의 로고인 "K"의 파란색까지도 멋있습니다.) 동시에 그는 각본에서 편집, 연출까지 모두 자신이 떠맡는 작가주의적 지향의 고집이 (아주 심하게) 있는 감독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그의 영화에는 그라는 한 인물이 굉장히 잘 투영되어, 기타노 영화는 기타노라는 하나의 장르로 분류해 부르고 싶을 정도입니다. 덕분에 그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주는 기타노 사단(와나나베 테츠, 테라지마 스스무, 오스기 렌, 키시모토 카요코 등)은 그의 영화를 볼 때마다 너무나 친근하게 만나는 명배우들입니다. 우리에겐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음악을 자주 다루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히사이시 조또한 그의 영화 음악을 거의 대부분 맡게 되면서, 영상과 굉장히 멋진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는 사실 또한 강조할만한 사실입니다.

 


4.

한편, 하나-비를 찍기 이전 1994년에 오토바이 사고를 당해 안면의 한쪽 근육이 마비되는 일을 겪었지만, 그가 사고를 견디고 찍어낸 하나-비는 세계적인 영화제인,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게 되면서 그는 세계적인 거장으로 우뚝 서게 됩니다. 사실 영화를 보게 되면서 자주 보이는, 그의 눈이 저절로 움찔거리는 듯한 모습은 그래서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이 외에 에세이와 같은 책을 몇 권내기도 하였고 신문에 기고도 하는 것 같습니다. 그 중 기타노 다케시의 생각 노트라는 책을 실제로 읽어보니, 그가 영화에서 보여주는 성격만큼이나 굉장히 직설적인 내용의 글들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역시 감독에 대한 소개글은, 아는 사람들끼리 정리거리나 되지 거의 보여주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힘들게 썼지만도 아쉬움이 굉장히 많이 남는 포스팅이었습니다이 기타노 다케시에 대한 소개글은아래 영화의 리뷰를 하기 전에 잠시 맛보기 같은 포스팅이었기에그 아쉬움은 아래 영화들에 대한 리뷰로 달래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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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감독을 맡은 작품외에도 다른 영화에도 꾸준히 배우로 참여해, 장난끼 가득한 이미지와는 다르게, 굉장히 무서운 아저씨 같은 포스가 있는 그의 또 다른 영화적 이미지와 함께 "배틀 로얄"이나 피와 뼈”(최양일, 2004)와 같은 영화에서 굉장히 강한 연기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사실 에반게리온에서의 모습은 배역이 별로였지, 기타노 다케시는 멋졌습니다!) 차후에 기타노 다케시 영화에 대한 리뷰와 함께 최양일 감독의 영화들도 소개하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독작 :

 

그 남자 흉폭하다(Violent Cop, 1989)

3-4×10(Boiling Point, 1990)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A Scene at the Sea, 1991)

소나티네(Sonatine, 1993)

모두 하고 있습니까(Getting any?, 1995)

키즈 리턴(Kids Return, 1996)

하나비(Hana-bi,1998)

기쿠지로의 여름(Kikujiro, 1999)

BROTHER(2000)

돌스, (Dolls, 2002)

자토이치(Zatoichi, 2003)

다케시즈(TAKESHIS'2005)

감독만세!(Glory To The Filmmaker!, 2007)

아킬레스와 거북이(Achilles And The Tortoise, 2008)

아웃레이지(Outrage, 2010)

아웃레이지 비욘드(2012)

류조와 일곱 앞잡이들(8인의 수상한 신사들, Ryuzo And The Seven Henchmen, 2015)

아웃레이지 파이널(Outrage Coda, 2017)

Posted by Joshua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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