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게임 추천!" 하면 무조건 그 안에 꼽히는 바이오쇼크 시리즈를 저번 할로윈 세일 때 구매해서 플레이해보게 되었습니다.


물론 한번에 콜렉션으로 샀기 때문에 1부터 해봤는데요, 1을 안해도 바이오쇼크 인피니트를 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은 검색으로 알았지만,(인피니트의 DLC는 어느정도 제외입니다.)


이왕 구입해놓은 것 찜찜하기 때문에 1부터 해봤습니다. 하도 사람들이 전설이다 전설의 명작이다~ 했기 때문에 정말 기대도 많이 하고, 굉장히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을까요? 아니면 10년의 세월동안 게임 컨텐츠가 굉장히 많이 발달한 걸까요? 아니면 단순히 취향차이일까요? 그 무엇이든, 우선 제가 게임을 해본 소감은, 그닥 계속 플레이하고 싶지는 않다. 였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재미가 없었다면 취향 차이라고 핑계대는 것이 아니라, 어떤 면에서 취향에 안 맞았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 제가 생각해본 바를 한번 공유해보고 싶었습니다.


전설, 전설로 불릴만큼의 게임인지 아직도 궁금하고, 앞으로 스팀 게임을 구매하는데 있어서 리뷰들을 얼마만큼 믿어야될까? 어떤 식으로 믿어야될까? 여러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는 게임이었기 때문입니다.


2018년 지금에서야 하는 전설이라고 불리는 명작, 바이오쇼크 어떤 기분이었을까요?




FPS는 취향에 맞는 사람들과 아닌 사람들로 나뉜다.


우선 바이오쇼크는 어떤 연출이 많이 가미되어있기 보다는, 스토리에 맞춰진 경로를 따라 적들을 쏘는 그런 게임이었습니다. 퍼즐도 있긴 하지만, 그것이 있다고 하기에도 요소가 굉장히 적습니다.


저는 이 게임을 스토리가 최고다라는 소리를 듣고 기대하면서 플레이 했기 때문에, 사실 이 게임 플레이 대부분의 시간을 소모하게 되는 소위 "총질"이 정말 피곤했습니다.


특히 배경이 굉장히 어두운데요, 그렇다고 디자인에서 높은 점수를 주기에도 좀 그랬습니다. 정작 컨텐츠는 계속 스플라이서라고 불리는 미쳐버린 강화인간들을 쏘는 것에 불과했거든요.


저번 제가 메트로 2033에 혹평을 가한것도, 실상 '게임성'자체를 모두 이 '총질'에 맡겨버린 것에 그 이유가 있습니다.


어떤 생각할 이유, 판단할 이유가 전혀 없이 보이면 쏘고 보이면 쏘고의 연속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호쾌하냐?' 물어보신다면 정말 아무 생각없이 총질하고 상대방이 쓰러지는 것을 보고 좋아하는 분들에겐 호쾌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전 아닙니다...그랬다면 지금도 스팀 게임을 하는게 아니라 서든을 하고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FPS 자체만으로 보기에도 여러 능력들과 총기 업그레이드를 지원하는데요, 이것이 제가 듣기로는 시스템쇼크라는 게임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데, 굉장히 어정쩡합니다.


딱히 어떤 것을 선택한다고 진행이 수월해진다기 보다는 이 기술도 써보고 싶은걸? 정도의 기분이라면 이해하실 수 있을까요? 그리고 스플라이서들도, 몽둥이, 총, 마법이나 거미처럼 기어다니는 몇종류 뿐이고 딱히 공략하는 어떤 재미가 있진 않았습니다.


또한 퍼즐이라고 제시되며 반복되는 "파이프 연결 미니게임"은 그냥 대놓고 말씀드리는데 재미가 없는 요소입니다.




배경 디자인에 뿅간다?


제가 이미 2013년 작품인 바이오쇼크 인피니트를 한 상태라, 2007년에 디자인으로 찬사를 받았던 게임을 비교하는 것은 굉장히 형평성이 없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생각한 것보다 디자인이 그렇게 멋지다고 극찬할 정도로, 예술이라고 극찬할 정도로 멋지진 않았습니다. 생각으로는, 거의 모든 사물들의 디자인들이 다양하고 멋질 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극찬할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디젤펑크라고 불리는 장르의 대표작인만큼 1950년대 미국의 모습을 잘 살려놨다고 하는데, 특히 처음 진행 부분에서 랩쳐라고 불리는 해저도시의 모습은 멋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 몇분 정도 영상으로 나오는 것 말입니다.


해저 건물들의 모습이 꼭 다른 장르의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서 도시를 묘사하는 그런 멋진 광경처럼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영상은 영상이고, 그것이 그리 길지도 않습니다. 인게임 내에서 그런 묘사들을 그대로 가져왔다면, 그 정도 극찬이 가능했겠지만, 글쎄요.


그럼에도 대부분 진행하는 곳은 굴같이 어두운 곳에서 스플라이서들이나 쏘는 것이었기 때문에...그리고 그 디자인은 계속 반복되고, 어떤 부분에서 엄청 멋지다고 느낄만한 곳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스토리에 몰입하기 힘들게 만들기


그리고 저는 이제 FPS와 어드벤쳐등 도저히 다른 장르와 융합되는 것을 믿지 않으려고 합니다. 스토리가 중요한 게임이 FPS 형식이라면 그 게임은 우선 한손가락 정도는 접고 들어가겠습니다.


물론 바이오쇼크가 여타 FPS와 달리 스토리와 배경설정이 있어 그만큼 인정받고 있는 것일텐데요, 하지만 저는 플레이하고 난 뒤에 오히려 FPS와 심오한 스토리가 만났을 때 시너지보다는 그 역효과만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이 게임 스토리 대부분이 오디오를 다시 재생하면서 파악하게 됩니다. 하지만 문제가, 그 오디오가 재생되는 과정에서도 끊임없이 총질을 해야하거나, 그 어두컴컴한데서 정지가 되지도 않은채로 몰려오는 적들 사이에서 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포의 형식을 지니고 있음에도, 계속 총질까지 하느라 정신도 없고, 그 상태에서 단지 어떤 사건들에서 인물들의 오디오를 통해 간접적으로 드러나는 내용까지 파악해야합니다.


소마의 공포가 그만큼 멋졌던 까닭은, 어느정도 완급조절과 스토리를 파악하는 시간에 있어서는 긴박감을 어느정도 줄여줬다는 것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스토리에 집중할 때는 어느정도 스토리에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바이오쇼크는 스토리를 위한 그런 배려가 보이지가 않습니다. 스플라이서는 말이 스플라이서이지,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는 좀비 정도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게 한 두마리도 아니고, 거의 좀비급으로 나옵니다.


그래서 총을 쏴재끼며 으아!!! 하는 시간과, 차분하게 스토리를 파악하는 시간이 같이 섞여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면 도대체 어느 쪽이 희생될까요? 동시에 녹음내용도, 계속 스토리 주변의 분위기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 많기에 듣는게 소모적인 느낌까지 들었습니다. 




이 게임은 공포게임에 속하는가?


저도 대게 무서운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이 게임 시작하기 전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 게임은 무섭지 않습니다.


다만 배경이 어둡고, 좁은 것이 계속 반복되며, 이상하게 생긴 스플라이서들(무섭기보다는 혐오스럽습니다.)이 가다보면 뒤에서 자꾸 때리거나 앞에서 나타나는 정도입니다.


어떤 심리적인 긴장감이라든가 몰입감을 주는 공포가 아닙니다. 그냥 뒤에서 툭툭쳐서 체력이 다는 것도 짜증이 나고,내가 게임을 한다고 하면서 하수구같은 느낌의 건물들만 계속 왔다갔다 하는게 공포같은 불쾌감을 줄 뿐입니다.


즉, 이런 기분입니다. 게임에 몰입하고 싶은데, 자꾸만 뒤에서 누가 툭툭 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또한 스플라이서를 꼭 죽여야만 하는 어떤 명분이 들어서 총 한방 총 한방 의미있게 쏘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놔두면 자꾸 툭툭 치기에 죽여야 하는, 그런 벌레 무한 퇴치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추억 보정의 효과, 극찬하는 것만을 봤기 때문에...


제가 이런 생각을 하는 것 보고는 당시엔 참신했다, FPS에 대한 취향차이 때문에 그런 것이다...등등의 생각을 하실 수도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정말이지 제가 바이오쇼크를 구매하게 만들었던 수많은 리뷰들. "이 게임은 전설이다, 명작이다."와 같은 말들을 듣고 그만큼의 기대와 와 나도 꼭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굉장히 많이 들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진짜 어딜가든 명작이고, "이걸 명작으로 보지 않으면 취향차이거나, 아니면 옛날에 했어야지 아니면 겜알못이다." 이런 말들이나 있을 거라는 것도 압니다.


물론 그 말들도 맞습니다. 2018년에 2007년에 나온 게임을 하면서 감상을 적는 것이 말이 안 되지요. 하지만 적어도 저는 이 게임을 2018년 현재 유저들, 그것도 FPS를 즐기지 않는 유저들에게 전설이라고 하면서 추천하는 일은 하지 않겠습니다.


여타 그것만의 게임성이 있어서, 그래픽이 안 좋아도 굉장히 재미있는 명작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단지 FPS입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하기에 FPS는 그래픽을 너무나 많이 탑니다. 게임성이라는 것이 총쏘는 것 밖에 없으니, 현실감이라도 있어야 하는 것일겁니다.


전설이라고 평하셨던 분들이 말씀하셨던, 스토리 배경 이 게임에 다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그냥 FPS입니다. 플레이 시간 대부분을 몇 종류 안되는 스플라이서들한테 총질하면서 보내게 됩니다. 그것도 분위기 굉장히 우중충한 곳에서 하는 FPS입니다.



장점: 리틀 시스터


하지만 리틀 시스터는 귀엽고, 그 귀여움때문에 후반부 리틀 시스터 관련해서 나오는 스토리들에 대해서 몰입하고, 안타까워 하면서 보았습니다. 하지만 역시 FPS라서 그 기분을 또 자꾸만 깹니다.


또한 해저도시의 세계관과 1950년대 미국 문화의 색다른 이용이 참신하긴 했습니다. 물론 그 안에 스토리는 어디선가 본듯한 인상을 풍기지만 말입니다.




정리


FPS와 스토리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물론 어울리게 만들 수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둘은 시너지를 내는 사이가 아니며,

둘을 조화시키려면 굉장한 노력(완급 조절과 인게임 내의 동기설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바이오쇼크는 무리하게 좀비같은 총질을 계속 제공함으로써,

스토리를 이해하기 위해선 총질을 멈춰야 하는, 즉 다시 찾아보든가 다시 플레이해보든가,

하는 방법밖에는 없었습니다. 바이오쇼크의 스토리 전달방식은 많은 한계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FPS는 게임 세계관의 몰입에 방해가 되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게임성이 어떤 판단과 선택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FPS는 정말이지, 그냥 보이면 쏘고 보이면 쏘고...

이건 바탕화면에 있는 아이콘 누가 더 빨리 클릭하느냐 게임인가? 하는 것이 제 생각이기 때문에.

그리고 단순히 총을 쏘는 것에서 호쾌함을 느낀다니, 취향에 안 맞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게임을 단순히 FPS라고 쳐도, 그 그래픽과 반복성 때문에 추천하기엔 꺼려집니다.

우선 에임도 현대적이지 않고, 뭉툭하게 생겨서 컨트롤의 재미도 분명히 반감되었기 때문입니다.







"전설 명작이라고 하는 평가는, 모든 이에게 그런 것은 아니다."



단순히 과거의 추억에 젖거나, 남들이 명작이라고 말해서

너도 나도 명작이라고 말해야만 하는 그런 이유가 아니라면,


저는 이 게임을 2018년 지금의 유저분들에겐 추천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당시엔 꽤 "수작"이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두판 정도 하기엔 그렇게 많이 나쁜 경험을 제공하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스토리에 몰입하고 싶으시다면 FPS가 없는, 더 좋은 연출이 가미된 게임으로,

FPS가 하고 싶으시다면 대전을 하고 섬세한 컨트롤을 요구하는 그런 정통 FPS를 오히려 추천해봅니다.

세계관은 참신하고 멋지지만 어디서 본듯한 스토리가 얹어져 있는 FPS 게임, "바이오쇼크 리뷰"였습니다.

Posted by Joshua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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