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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4.21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2 데드파이어" 솔직한 리뷰

 

오늘은 제가 한동안 푹 빠져 즐겼지만,

결국 나쁜 감상을 가지게 된 게임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2에 대해 리뷰하고자 합니다!

 

우선 말씀드릴 것은 플레이동안 재미로서는 굉장히 수작인 게임이지만, 동시에 이 게임은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3에 대한 기대감 자체를 아예 없애버릴 정도로, 다 하고나서 별로 하고 싶지 않은 게임이 되어버렸다는 것입니다.

 

몇가지 요소들을 분류한 뒤 이 게임에 대해서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제 리뷰들에는 스포일러가 없으니 안심하고 읽으셔도 됩니다!

 

 

 

그래픽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2의 그래픽은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1보다 굉장히 진일보했습니다.

제가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1을 하고 바로 2를 했기 때문에 그 그래픽 차이를 바로 느낄 수 있었는데요, 우선 텍스쳐 자체도 굉장히 많이 발전했지만,

 

캐릭터가 움직이는 모션이라든가, 스킬 이펙트라든가, 또한 주변 환경사물들의 움직임이 굉장히 디테일하게 묘사되었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특히 불을 켜서 동굴을 밝히는 시스템에서는, 1보다 굉장히 환경 상호작용에 신경을 썼다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주변인물들도 1에서는 단순한 그림처럼 느껴졌다면, 2에서는 각자의 모션들도 묘사되었기에, 굉장히 생동감이 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것이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만의 작화와 시너지를 일으켜, 판타지 게임의 분위기를 여실히 주어서 충분히 몰입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육성과 전투

 

우선 이 게임의 전투는 현재 나와있는 게임 중에서도 단연 앞서고 있는 게임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DnD룰에서 영향을 받았으면서도 조쉬소여가 자신 나름대로 새롭게 개발한 게임방식은, 기존 올드스쿨 게임의 명작이라고 불리는 발더스 게이트보다도 오히려 더욱 진보했다고 생각합니다.

 

버릴 능력치가 없이 모든 능력치의 1까지 캐릭터에 영향을 주는 이 시스템은 전사 캐릭터에게도 지능이 쓸모가 있고, 마법사 캐릭터에게도 힘이 쓸모가 있게 만들어줍니다.

 

이런 시스템은 유저들이 캐릭터 작성부터 공략을 찾아가며, 기존의 방식을 따라갈 필요없이 자신이 직접 선택하고 판단하더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해줍니다.

 

물론 기존 공략을 알아내서 무조건 좋은 캐릭터만 키우려는 의도에서 이 게임은 오히려 자유도가 너무 높은 게임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무조건 좋은 캐릭터가 아닌, 내가 판단해서 만들어가는 나만의 캐릭터라는 점에서 이 게임을 한다면, 오히려 이 게임은, 남의 캐릭터가 아닌 진정한 나만의 캐릭터와 전투를 진행해갈 수 있는 여건을 유저에게 제공해준다고 이해해야할 것입니다.

 

또한 각 능력치들과 각 스킬들은 인게임 내에 상세하게 설명이 써있어서, 따로 공략 사이트를 찾아보지 않아도, 유저들은 직관적으로 자신이 신경써야할 수치들을 알 수 있으며, 바로 이러한 직관적인 이해에서 비롯된 전투시 판단과 선택은 전투의 재미에 배를 더 합니다.

 

정말 전투 도중 일시정지만 안 시킨다면 디아블로와 같은 핵앤 슬래쉬에도 비견될만큼, 스킬들은 나름의 특색들이 확연하며, 오히려 그 이상의 판단과 선택의 재미를 유저에게 준다는 면에서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2의 전투는 게임중 단연 선두를 달린다고 생각합니다. 

 

 

 

진행방식

 

그래픽도 발전하고 전투도 발전했지만, 진행방식만큼은 올드스쿨 이소메트릭 방식을 그대로 답습했습니다. 유저들은 가는 곳마다 모든 오브젝트들을 일일이 확인해야하며, 맵을 키고 샅샅이 모든 곳을 살펴봐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점이 굳이 이 게임의 감점사항이 되지 않는 까닭은, 모든 오브젝트마다 새로운 것을 알아간다는 탐험의 요소가 있으며, 모든 맵이 의미가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동시에 디비니티에는 없는 Tab키를 통한 오브젝트 표시 기능은 이 게임을 포인트 앤 클릭과는 분명 다른 RPG의 탐험 요소를 가능케 해준다고 생각합니다.

 

그 작은 기능이 유저들에게 숨은 그림 찾는 기분이 아닌, 정말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재미를 쥐어주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은 분명히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2의 장점으로 다가오는 사항입니다. 맵을 밝히는 것 자체가 꼭 레벨링을 하는 기분처럼 차곡차곡 이 세계에 대한 경험을 쌓는 기분이 든다고 할까요?

 

물론 이동하는 시간이 굉장히 길기때문에 싫어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 같은 경우엔 빠르게 이동하기 기능나 맵에서 바로 선을 그어 생략해주는 시스템등이 많이 유저의 편의를 챙겨줬다고 생각해서 오히려 좋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저는 분명 예전보다, 그것도 꽤 많이 발전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이 게임은 기본 여타 WRPG들이 그러듯이, 이 게임은 메인퀘와 서브퀘스트, 그리고 섬들을 탐험하는 요소로 나뉘어져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이 게임은 몇가지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는데, 새로운 요소로 추가된 해상전은 거의 있어도 없어도 상관없을 것 같은 텍스트로 돌아가는 미니게임 수준이라고 직설적으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해상전을 왜 추가했나 싶을 정도로요. 분명 이 점에서 이 게임은 받지 않아도 되는 감점요소를 가지게 됩니다.

 

동시에 탐험과 서브퀘스트 자체가 그리 흥미롭지 않습니다. 각 지역마다 기구한 스토리라든가, 완전히 새로운 인물이나 몬스터라든가 할 것을 그다지 발견하지 못 했습니다. 단지 서브퀘스트가 있다는 식의 구색 맞추기 정도랄까요? 물론 그런 서브 퀘스트와 탐험에서 유니크 아이템들을 발견하게 되지만,

 

사실상 이 게임에는 유니크 아이템이 굉장히 많지만 서로 밸런스가 잘 맞춰져 있지 않아 쓰는 아이템만 계속 쓰기 때문에 그런 아이템 발견에서 오는 희열도 없습니다. 즉 이 게임은 게임 진행하는 형식은 굉장히 마음에 들지만, 그 알멩이들이 다 비어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다음에 뭐가 나올지 몰라 계속 흥미진진한 기분을 유지하게 된다는 것은 분명RPG 자체의 형식에서 오는 재미인 것 같습니다. 적어도 게임이 끝날 때까지는 그것때문에 기분이 좋더군요.

 

 

 

세계관과 스토리

 

이 게임은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1의 세계관, 주인공을 그대로 가져오게 됩니다. 고대 그리스의 신들과 같이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의 세계에도 여러 신들이 존재하며, 고대인들의 세계, 영혼의 윤회와 같은 세계의 주요 요소들이 서로 관련을 맺고있는 세계관은 굉장히 흥미로운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나 드래곤이나 잡거나, 악당을 물리쳐라 하는 RPG에서는 식상한 레퍼토리를 반복하지 않고,

결코 선하지 않은 신들이 일으키는 사건들 한 가운데 주인공이 있는 스토리는 굉장히 신박했습니다.

 

하지만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2는 스토리에서 정말 처절하게 감점을 주고 싶습니다. 정작 세계관은 그렇게 참신하고 재밌으면서도, 각 세력들의 스토리는 이미 어디서 본듯한 틀에 박힌 스토리를 그대로 가져와놓은 데다가 그 분량도 많지가 않습니다.

 

위에서 말했다시피 서브퀘스트의 스토리도 그렇게 재밌는 것도 아닙니다. 단지 소소한 일상사들과 재미를 주지 못하는 약간의 퍼즐들이 얽혀있다고 할까요.

 

그리고 대망의 메인퀘스트는...이 게임을 망친 주범이라고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여기서 엔딩을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메인퀘스트만 말씀드리더라도 실상 스토리가 그 양적인 측면에서도 없고, 질적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대화를 통해 하나의 사건을 계속해서 반복 묘사하거나 그 사건과 크게 관계없는 주변이야기를 얽혀놓은 것에 불과했습니다.

 

정작 큰 줄기가 되는 스토리는 진행되지도, 그 자체로 풍부한 내용을 갖지도 않은채로 게임이 제시한 신화 내용들을 가져다가 일견 현학적인 것으로 보이는 대화들의 연속이었습니다.

 

하지만 단지 대화를 위해서만 쓰여있는 것 같은 대사들은 계속해서  쓸데없는 말을 읽는 것처럼 그 어떤 내용적인 측면에서 재미를 주진 못했고, 텍스트 위주의 게임에서 단지 양을 늘려놓은 것만 같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결론

 

그렇기에 다음 상황이 궁금해지는 RPG의 진행방식을 띄고 있고,

굉장히 직관적이고 선택과 판단을 유저에게 맡겨주는 전투는 굉장히 재밌었지만,

정작 이 게임은 그런 플레이 뒤에 오는 달성감을 유저에게 안겨주지 못 했다고 봅니다.

 

1.대화와 스토리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하고 싶은 분들,

2.저처럼 올드스쿨 RPG의 진행방식 자체에 굉장히 매력을 느끼시는 분들,

3.그리고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해서 이기는 전투의 재미를 느끼고 싶으신 분들

에게는 이 게임을 추천합니다.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 서두에서 말씀드렸다시피, 하는 내내 재밌었지만,

이 게임의 모든 것을 안 순간부터 이 게임에 화까지 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그러한 측면에서 플레이타임은 길었고, 그 시간동안 즐거웠던 것은 확실합니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정말 이 게임에 좋은 감상을 가질 수가 없었습니다.

1.정작 대화와 스토리는 겉면만 돌고 있었고,

2.다음 나올 것이 궁금하게 만드는 그 방식에서 비롯된 재미는 실망으로 가득찼고,

3.정작 위의 두 상황때문에 제가 해왔던 전투는 왜 해야되는지 동기를 모두 잃어버린 핵앤슬래쉬처럼 느껴졌거든요.

 

하지만 올드스쿨 방식의 RPG 답게 이 게임이 지니고 있는 느린 전개와 긴 로딩과 같은 인내심 강요는, 오히려 전투의 재미만을 좋아하는 분들이 이 게임을 재밌어할까 그런 의문을 들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상 게임의 형식만 굉장히 출중할 뿐 그 알맹이는 굉장히 아쉬운 게임,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2의 솔직한 리뷰였습니다.

Posted by Joshua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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